정 사장은 2일 중구 서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내 조선산업 상황을 볼 때 지금의 빅3 체제보다는 빅2 체제가 중국 등과 경쟁하는 데 효율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조선산업 구조조정 방안이 현행 빅3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 난 데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발언이다.
하지만 정 사장은 “일각에서 지금 당장 빅2 체제 얘기를 하는데,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빅2로 재편하는 구조조정을 어떻게 추진해야겠느냐”면서 “대우조선해양이 당장 문을 닫든지, 빅2가 인수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지만 둘 다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5조3,000억원 규모로 짰던 자구안도 보완해 총 6조원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올해 35억달러로 수주 목표를 잡고 자구계획을 마련했는데, 내부적으로는 올해 예상 수주액이 20억~2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고 6조원 이상의 자구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경남 거제 사원용 아파트를 매각해 3,000억원을 추가로 마련하고 인도가 취소된 벤티지 프로젝트를 조기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추가 자구안 실행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절대적인 수주 자체가 늘지 않는다면 상당한 유동성 압박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내년 50~60억달러 수준의 수주가 이뤄지지 않으면 만기가 돌아오는 9,400억원 회사채 상환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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