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한진해운 구조조정 과정에 최순실씨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임 위원장은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진해운 법정관리 결정 과정에서 최순실씨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있다”는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기업 구조조정은 원칙대로 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긴다”며 “한진해운은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5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난 이유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이날은 최씨가 지난해 조 회장을 직접 만나 금품을 요구했고 조 회장이 이를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 의원이 말한 ‘합리적인 의심’은 조 회장이 최씨의 요구를 거부하자 최씨가 채권단에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지원을 거부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그러나 “한진해운은 우리가 제시한 원칙을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현대증권이 2차 매각 때 비싸게 팔린 것을 두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지만 현 회장은 현대상선과 지분관계가 절연돼 (현 회장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없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에 협조하겠다는 확약서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대우조선 노조에 대해서는 “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 (대우조선은) 살아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임 위원장은 “대우조선 노조가 구조조정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플랜B가 있느냐”는 김종석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자구계획의 노조 동의 문제는 유인 여부가 아닌 생존계획의 문제”라며 “노조도 이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금융당국과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18일 전까지 자산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의 구조조정을 수용하겠다는 노조의 약속이 없으면 대우조선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신규 자본확충·감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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