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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실적 상승 글로벌 자동차부품 기업 도약

포춘코리아 500 기업 사례 / 88위 만도<br>현대·기아차 의존도 줄이고 매출처 다변화 성과

지난 2014년 미국 조지아주 ‘만도 북미2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지난해 ‘포춘코리아 500’ 221위였던 만도가 올해 8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올해 포춘코리아 500 순위 급상승 기업 40곳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만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동차 핵심 부품인 제동장치, 조향장치, 현가장치를 동시에 생산하고 있다. 또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을 개발해 자율주행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매출액의 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만도는 자동차 부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다.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자동차 핵심 부품인 제동장치, 조향장치, 현가장치를 함께 생산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개발의 핵심으로 꼽히는 ADAS도 만들고 있다. 만도는 한라홀딩스가 지분 30.25%를 보유하고 있는 한라그룹의 주력 기업이다. 만도는 한라그룹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만도는 지난해 매출액 5조2,99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5조 원을 넘어선 건 작년이 처음이었다. 매출처 다변화와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ADAS 매출 증가가 매출 신장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만도는 매출처 다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만 해도 만도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83%에 달했다.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에 대한 납품 비중은 20% 수준에 불과했다. 만도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간 BMW, GM, 포드,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강화해왔다. 그 결과 현대·기아차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현재 55% 선까지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신흥국 시장 판매가 부진했음에도 만도는 중국에서 28%, 인도에서 29% 매출이 늘어나는 등 매출처 다변화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만도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며 “특히 중국시장의 경우, 매출액은 전체의 30%에 불과하지만 당기순이익은 절반가량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만도는 중국 외에도 미국과 유럽 완성차 업체의 수주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2020년에는 매출액 8조5,000억 원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해 만도는 글로벌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만도를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는 2014년을 만도 글로벌 원년으로 삼고 해외 공장과 R&D센터를 만들고 있다. 만도는 2014년 미국 조지아주에 ‘만도 북미2공장’을 준공했다. 만도 북미2공장은 전자제어제품과 주물제품을 생산한다. 정몽원 회장은 만도 북미2공장 준공식에서 “북미2공장 준공으로 만도의 거대한 도약을 이뤄내 진정한 글로벌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도는 이미 자동차용 브레이크와 서스펜션 제품을 생산하는 앨라배마주 북미1공장을 돌리고 있다. 그 밖에도 정몽원 회장은 현대차 중국4공장 건설계획에 따라 충칭에도 공장을 세우고 있다. 만도 관계자는 “BMW, GM, 폭스바겐, 포드 등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생산 거점을 확장하는 게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만도의 유럽 생산법인인 ‘만도폴란드(MCP)’는 올해 유럽품질재단(EFQM)에서 수여하는 최고 품질 인증 ‘유럽 5스타’ 를 받기도 했다. EFQM은 유럽 품질 인증을 위해 1989년 설립된 비영리 기구다. 이 인증은 일본 데밍상, 미국 말콤 볼드리지상과 함께 세계적인 제조 품질 인증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12년 폴란드 바우브지흐에 설립한 만도폴란드는 연간 150만대 규모의 브레이크 캘리퍼와 현가장치(70만대 규모), 조향장치(25만대 규모)를 생산하고 있다. 폭스바겐, 피아트, 볼보 등 유럽 완성차 회사는 물론, 현대·기아차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만도 관계자는 “설립된 지 5년 된 공장이 첫 번째 심사에서 EFQM 5스타를 받은 건 드문 일”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1. 만도 연구원들이 시뮬레이션 장치를 이용해 조향 및 제동 장치를 시험해 보고 있다. 2. 만도의 유럽 생산법인 ‘만도폴란드’는 최고 품질 인증인 ‘유럽5스타’를 받았다. 3. 만도가 개발하고 있는 주행 중 충돌 감지 기능 개념도. 4. 만도폴란드 공장 직원 모습.


만도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R&D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2년 경기도 판교에 글로벌 R&D 센터를 개설한데 이어 2014년 정몽원 회장이 매출의 5% 이상을 R&D에 투자하겠다는 ‘기술의 만도’를 선언하기도 했다. 만도의 R&D 투자 비중은 2012~2013년 3% 대에서 2014년 4%대로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는 처음으로 전체 매출의 5%가 넘는 686억 원을 R&D 분야에 투입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만도는 올해 3월 경기도 평택에서 ‘만도 글로벌 R&D 센터’ 소속 ‘시험평가센터’ 준공식을 가졌다. 시험평가센터는 만도 글로벌 R&D 센터에서 개발해 현대·기아차, BMW, 폭스바겐, GM, 포드 등에 공급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성능검증, 내구성 평가, 소음 시험, 실차 주행시험 등을 수행하고 있다.



만도는 시험평가센터를 통해 개발 부품에 대한 적시검증 및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어 신차 설계품질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도 관계자는 “시험평가센터 준공으로 글로벌 시험평가 기능을 시험평가센터 중심으로 강화하고, 중국, 미국, 독일 등 만도의 글로벌 R&D 네트워크와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제품의 신뢰성과 검증능력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만도는 국내외 하계 시험장과 스웨덴, 중국, 미국, 뉴질랜드 4곳에 동계시험장을 운영하며 극한조건에서도 버틸 수 있는 부품을 만들고 있다.

만도는 자동차 관련 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자율주행 기술에서도 서서히 열매를 거둬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ADAS의 납품이 늘면서 만도가 미래 먹거리를 찾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만도의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ADAS는 운전 중 차량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만도는 그동안 해외 부품사에서 공급받던 전방 감지용 장거리 레이더 센서를 6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국내 기술로 처음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차량용 충돌 방지 레이더와 물체 감지 신호처리 원천기술을 확보한 결과다. 레이더를 통해 전방 물체와의 거리와 상대 속도를 측정함으로써 차간 거리 제어 및 유지가 가능해졌다.

만도는 지난해 말 출시된 현대차 제네시스 EQ900에 고속도로자율주행시스템(HDA)의 핵심 부품과 긴급자동제동장치(AEB) 등 ADAS 관련 부품을 공급했다. HDA는 자율주행차 시대를 여는 전초 단계의 기술로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운전대와 페달을 조작하지 않아도 차량 스스로 속도와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해 주행을 할 수 있다.

만도 주가는 올해 들어 60% 가까이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만도는 지난 9월 27일 28만 7,000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부품 업체 주가는 완성차 업체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 만도는 다른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에선 매출처 다변화와 ADAS 판매 확대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정 회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낮은 만큼, 만도는 시장 변화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면서 “ADAS 관련 매출이 전체 매출의 5% 가까이 증가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 비중이 더욱 빠르게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미국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으로 평가 받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각국의 미래 자동차산업 관련주를 찾고 있다”며 “만도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국내에 대체할 만한 기업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도는 지난 2014~2015년 2년 연속으로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선정한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사’ 중 45위에 오르며 비(非)현대차그룹 계열사로는 유일하게 100위 안에 들었다. 만도는 이 같은 성과를 바로 ‘선택과 집중’에서 이끌어냈다. 모든 자동차 부품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기 어렵다고 보고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만도는 브레이크 캘리퍼에서 선택과 집중의 결실을 보았다. 차량이나 주행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브레이크 패드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한 결과, 브레이크 제동력과 연비를 모두 향상시킨 능동형 캘리퍼를 생산할 수 있었다. 만도는 지역별로 미국에선 스티어링, 유럽에선 브레이크, 인도에선 소프트웨어, 한국에선 ADAS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

정몽원 회장은 외환위기 때 한라그룹에서 분리된 만도를 2008년 다시 인수했다. 만도는 정몽원 회장의 첫 직장으로 그만큼 그의 애착이 담긴 곳이다. 만도를 자동차 핵심부품 산업을 이끌어가는 글로벌 회사로 만들려는 정몽원 회장의 의지와 노력이 지금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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