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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촛불집회 가보니] "박근혜 사퇴가 민주주의 회복의 길"

19일 오후 5시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를 바라는 부산청소년’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한 한 학생이 깃발을 들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학생 100여명이 참석해 함께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부산=조원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하는 길이 민주주의 회복이고 국정 공백을 메우는 길입니다.”

이날 부산 서면 일대에서 열리는 정권규탄 집회를 2시간 앞둔 오후 5시께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첫 번째로 자유발언을 한 박근영(18)군의 말이다.

박 군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열심히 공부해도 말 한마디에 부정입학을 하는 데 이런 현실에서 공부가 되겠느냐”며 “박근혜 정권은 백남기 농민 사건을 비롯한 수많은 사건으로 시대를 역행하고 있지만 여태껏 사과 한마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돼 있으나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로 나라가 움직이는데 이것이 과연 우리가 배웠던 민주주의냐”고도 외쳤다.

기본적인 상식조차 알지 못한 대통령을 어떻게 따르겠느냐고도 말했다.

박 군은 또 “우리가 물려줘야 할 나라는 ‘왜 이런 나라에서 태어나게 해 주셨어요’라는 게 아니라 ‘이 나라에서 태어나게 해줘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하는 길이 민주주의 회복이고 국정 공백을 메우는 길”이라 주장했다.

이후에도 학생들의 자유발언이 줄을 이었고 이를 지켜본 학생들과 시민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전국 각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19일 부산시민 1만5,000여명(경찰추산)이 한목소리로 ‘대통령 하야’ 외쳤다.

부산 시국대회는 지난달 31일 처음 열린 이후 매일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서면 쥬디스태화 백화점 옆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10만 부산 시국대회’를 2시간여 앞둔 오후 5시부터 문화 공연 등의 사전집회가 열리면서 학생과 시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그동안 쌓였던 울분을 토해내듯 피켓, 깃발 등을 들고 ‘박근혜 하야’라는 구호를 연신 외쳐댔고 이를 본 인근 시민들은 집회에 동참하는 등 학생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참가한 학생들은 ‘청소년이 주인공이다’‘박근혜를 창살 집에’‘박근혜 하야’ 등이 적힌 피켓과 깃발을 들고 ‘하야송’을 연신 부르기도 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수능시험이 끝난 고3 수험생의 참여가 많았다.

최진호(19) 학생은 “나와서 목소리를 내고 싶었으나 수능 때문에 지금까지 참다가 이제 이 자리에 나왔다”며 “박근혜가 내려와서 가야 할 곳은 창살 집”이라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학생들이 ‘박근혜 하야’에 대한 이유를 주변 시민들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같은 시각 현대백화점과 경성대 센츄리빌딩 앞, 영도 해동병원 건너편 등지에서도 시국대회를 앞두고 사전집회를 이어갔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박근혜 즉각 하야’‘이게 나라냐’’박근혜를 창살 집에’‘박근혜 대통령을 처벌하라’라고 쓰인 팻말과 풍선, 촛불 등을 들고 한목소리로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어린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참가자들과 수능을 마친 학생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19일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본격적인 집회에 앞서 문화 행사를 보고 있다./부산=조원진 기자


앞선 오후 5시50분 문제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도 집회에 참석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부산시민과 함께하는 시국 토크’를 열고 “한 민간인이 국가의 정책 등을 농단하게 만든 박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며 “촛불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스스로 물러나라”고 말했다.

당시 시민들은 문 전 대표를 향해 환호와 ‘박근혜 하야’ 등을 외치기도 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부산운동본부가 예고한 대로 오후 7시30분부터 본격적인 촛불 집회가 열렸다.

범일동 인근에서 사전 집회를 연 민주노총부터 인근에서 이를 지켜보던 교복을 입은 학생, 연인, 가족 단위까지 모두 다 모여들었다.

자신의 두 딸과 함께 집회에 참여한 조희숙(33·여)씨는 “현재의 나라를 두 딸에게 물려주는 게 부끄러워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박 대통령이 개인의 이득보다는 나라를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먼저인지를 생각해보고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촛불 집회 단상에 올라 “박 대통령은 검찰 수사보다 즉각 체포하고 구속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범들도 함께 청산해야 시민들이 바라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일 오후 8시10분부터 서면 쥬디스태화 백화점 앞 왕복 8차로 도로가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에의해 꽉 막혀있다./부산=조원진기자


열기가 고조되면서 서면 쥬디스태화 백화점 앞 왕복 8차로 도로는 촛불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에 의해 완전히 막혔고 이 때문에 수십 대의 버스가 멈춰 서 있기도 했다.

애초 경찰은 이 차로 중 범일동에서 시청방면 1개 차로만 막고 차량을 통제했으나 밀려드는 시민으로 인해 오후 8시께 2개 차로만 확보했고 10분 뒤 전 차로 차량 통행을 중지했다.

이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과 집회 참가자, 경찰들이 마찰을 빚기도 했으나 운전기사들은 더는 갈 수 없는 버스에서 잠시 내려 집회에 참여하거나 버스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어 ‘박근혜 하야’를 외치기도 했다.

오후 8시50분께 서면 쥬디스태화 백화점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부산경찰청


오후 8시50분이 돼서야 주최 측과 참여 시민들은 달아올랐던 분위기를 가슴에 품고 서면에서 도시철도 동래역까지 걸어가며 ‘박 대통령 퇴진 촉구’를 위해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거리행진을 한 주최 측과 시민들이 한때 연산로타리를 아무런 이유 없이 점거하면서 경찰과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별 탈 없이 이곳에서 정리 집회를 하면서 마무리됐다. 일부 참가자는 동래역까지 행진하기도 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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