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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선 기업 총수들] 이재용 "창피·후회…합병은 승계와 무관, 잘된 결정 증명할 것"

합병비율 임의 조정 못해…법·규정따라 진행

훌륭한 분 있으면 언제든지 경영권 넘길 것

반대급부 바라면서 출연·지원 한번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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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참석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특히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사람은 조사 후 조치를 취하겠다”며 “(자신도) 책임질 있으면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다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뒤 “합병이 올바른 결정이었다는 점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최순실씨 측 지원에 대해서도 “반대급부를 바라지 않았다”며 대가성을 부인했다.

◇통렬한 반성 “창피하고 후회스러워”=이재용 부회장이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6일 국조특위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창피하고 후회되는 일이 많다”며 “저희가 한국 기업으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고용창출도 더 하고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는 약속을 해달라는 추궁에는 “이번 불미스러운 일로, 경솔했던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앞으로는 어떤 압력이든, 강요든 제가 철저히 좋은 회사의 모습을 만들도록 성심성의껏 노력하겠다”며 “국민 여론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저 자신을 비롯해 체제를 정비하고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의사결정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내부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의지는 오는 2017년 사장단과 임원 인사, 조직개편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 이외에 최씨 측에 80억원 상당을 더 지원한 이유를 묻는 질의에는 “(돈을 지원한 것을) 알고 있다.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승계와 관련 없어”=지난해 단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었고 합병비율 등 합병과정에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양사 합병이 저의 (경영권) 승계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부회장은 박영선 위원의 합병 관련 질의에 “국민연금은 삼성 계열사의 제일 큰 투자자로 제일 높은 수익도 올렸다. 그런 차원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는 홍완선 국민연금 전 기금운용본부장을 만난 데 대해 “국민연금 측이 보자는 요청이 있어서 실무자 몇 분과 봤다”고 말했다. 개인을 위해 합병비율을 조정하지 않았냐는 추궁에 대해 “합병비율은 임의로 조정할 수 없고 (규정에)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양사 간 합병은 정해진 법과 규정을 따라 진행된 것으로 인위적으로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거나 합병비율을 조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대 급부 바란 적 없어…훌륭한 분 있으면 경영권 넘길 것”=이 부회장은 “언제든지 훌륭한 분이 있으면 경영권을 넘기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그러면서 “제가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게 저보다 우수한 분을 찾아서 회사로 모시고 오는 일이다. 저보다 우수한 분 계시면 다 넘기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두 차례 독대한 일이 있다고 시인한 뒤 당시 “(대통령이) 문화 융성, 스포츠 발전을 위해서 기업들도 열심히 지원해주는 게 경제 발전,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서 좋은 일이라고 지원을 아낌없이 해달라는 말씀은 있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강압적이거나 강요당하고 있다는 생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정확히 재단이라든지, 출연이라든지 이런 얘기는 안 나왔기 때문에 독대 당시에는 무슨 얘기인지 솔직히 못 알아들었다”고 답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은 문화와 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한 박 대통령의 경제정책 취지에 공감해 단행한 것으로 결코 삼성물산 합병, 경영권 승계 등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부회장은 “저희한테 사회 각 분야에서 많은 지원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단 한번도 뭘 바란다든지, 반대급부를 바라면서 출연하거나 지원한 적이 없다. 이 건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일로 국민들에게 많은 우려와 심려 끼쳐드린 건 잘 안다”며 “무거운 마음으로 앞으로는 절대 이런 불미스러운 일 연루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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