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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권하는 상술에… 수입차 경매 물량 역대 최고

유예 할부상품 미끼로 판매 확대

소비자들 초기 구입 부담 없지만

유예 후 대금 감당 못할 땐 차압





수입차 경매 물량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입차 업체들이 판매 확대와 이익을 늘리기 위해 각종 유예 할부 상품을 소비자에게 적극 권장한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 경우 수입차의 각종 할부 상품이 가계부채의 또 다른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법원경매로 나온 수입차는 총 1,3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39건)보다 10%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산차 경매물건 증가율이 2.9%인 것과 대조적이다.

자동차 경매 물건은 할부나 리스 등으로 차량을 구입후 3개월 정도 관련 대금을 납부하지 못할 경우 차압돼 진행된다.

수입차 경매 물량은 매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업계 전문가들은 수입차 판매 방식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산차보다 비교적 유예할부 등 빚을 안고 차를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벤츠를 비롯한 대형 수입차 업체들은 보통 자사 파이낸스 업체를 끼고 해당 상품을 이용하길 권유한다. 할부 금리가 높아 차를 팔아서 남기는 이익보다 할부대출을 통해 거둬들이는 이익롤이 더 높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보통 파이낸스 업체는 수입차 업체 본사가 지분 100%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본사가 배당 수익을 받아가기 때문에 파이낸스사 이익이 많이 남도록 유예 할부나 리스 등을 권유한다.





BMW코리아의 경우 최근 일부 차종에 대해 선납금, 이자, 주유비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트리플 제로’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사실상 차량 구입시 목돈이 없어도 계약서만 쓰면 차를 살 수 있는 것이다. 보통 수입차 업체들은 30% 가량을 선납금으로 건다.

혼다코리아 역시 20~30대 고객이 많이 찾는 소형 SUV ‘HR-V’에 대해 선납금 없이 36개월 무이자 할부 상품을 운영 중이다. 재규어는 ‘사인앤고’ 프로그램을 통해 이달 중 세단을 구입하는 모든 고객은 별도의 선납금이 없고 초기 6개월간의 리스료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10~20%로 선납금 비율이 점점 낮아지는 업체들도 많다. 6,000만원짜리 차를 600만원만 내고 할부로 사는 것이다.

각종 유예 할부 상품도 문제로 지적된다. 유예 할부는 차값의 일부만 내고 구입해 일정 금액을 매달 내면서 정해진 기간이 지나고 나면 차값을 한꺼번에 상환하는 방식이다. 만기일시상환 대출과 같은 개념이다. 최근 들어서는 차량 가격을 50% 이상씩 업체가 보장해주는 곳이 많아 그나마 상황은 나아졌다고 평가 받는다. 하지만 이 역시 자금력이 약한 젊은 고객들이 만기시 값을 제대로 납부하지 못하고 차량도 판매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수입차 업체들이 선수금을 받지 않거나 유예 할부 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차종들은 보통 시장에서 잘 안팔리는 차들이다 보니 되팔기도 힘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가 되면 장기간 할부로 차량을 구입한 고객들의 어려움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예할부나 리스와 같은 차값도 더 비쌀 뿐만 아니라 한꺼번에 상환이 돌아올 경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임에도 경매 물량이 되레 늘었다는 점에서 향후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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