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유전자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이라는 네 종류의 염기 30억개가 일정한 순서로 늘어서 있으며 정상인(표준인)과 배열순서가 다르거나 특정 염기가 없으면 생물학적 특성이나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이 달라진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13일 유전체 전문가 100명 이상으로 구성된 ‘한국인칩 컨소시엄’ 1차 워크숍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한국인칩은 국립보건연구원이 개발한 유전자 변이 연구용 칩으로 우리나라 표준인 유전자부위 80만곳의 염기 등이 올려져 있다. 25만명의 유전자 검체를 이 칩과 반응시키면 전체 유전체를 대표하는 유전자 부위 78만곳, 한국인 만성질환(고혈압·당뇨병·비만 등)과 관련된 유전자 부위 2만곳 중 어디가 다른지 촘촘하게 훑어볼 수 있다. 가격도 개당 50만~60만원 수준인 미국 어피메트릭사의 상용 칩보다 40만원가량 저렴해 25만명의 유전자변이 정보를 확인하는 데 1,000억원의 예산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국립보건연구원 한 관계자는 “현재 12만명(자체 9만명, 민간 연구자 3만명)의 검체를 확보해 어떤 부위에 변이가 있는지를 확인한 상태”라며 “전문가 워크숍을 시작으로 유전자 변이 여부와 질환 간 연관성 등을 비교분석하는 연구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5만명(자체 18만명, 민간 7만명)에 대한 유전자 변이부위 확인을 오는 2018년까지 마칠 예정이다. 질환과의 연관성 분석은 지금까지 염기배열의 변이가 발견된 1억5,000만곳에 대한 각종 유전체정보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컨소시엄 전문가들이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대용량 유전체정보를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슈퍼컴퓨터가 없으면 1만명의 유전체정보를 비교분석하는 데 6개월 이상 걸리지만 이게 있으면 3일이면 끝낼 수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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