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오늘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하는 긴급 이사회를 개최했습니다.
정부의 금융개혁 과제 일환으로 추진된 성과연봉제는 최근 ‘최순실 정국’에 휘말려 수포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는데요.
금융노조는 갑작스럽게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긴급 이사회를 개최한 배경에 금융당국의 물밑 지시가 있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훈규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은행이 오늘 긴급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농협은행, KEB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도 같은 날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 이사회에서 성과연봉제 의결 여부를 밝히지 않는 은행도 있지만, 대부분 이사회 처리를 강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금융개혁과제의 일환인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은 지난 10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급격히 동력을 상실했습니다.
특히 노조와의 합의 없이 이사회 처리하는 것이 유효한지는 현재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앞서 지난 5월 대부분의 금융공기관은 이사회를 통해 성과제 도입을 결정했는데, 노조들은 이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긴급 이사회를 개최한 배경에 “금융 당국의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이 ‘유일호 경제부총리, 임종룡 금융위원장’ 현 체제를 유지할 뜻을 밝히자 마자, 긴급 이사회가 개최된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시중은행들의 갑작스러운 성과연봉제 도입 움직임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관치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금융노조는 오늘 성명서를 내고 “지난 9일 금융위원회에서 오늘 이사회 의결을 무조건 강행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시중은행들이 불법 이사회 의결을 강행한다면 국민과 함께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임종룡 위원장의 금융위 잔류 가능성이 커지자 마자 소강상태에 빠졌던 금융권 노사의 성과제 갈등이 급격히 되살아 나고 있습니다.
/정훈규기자 cargo29@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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