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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완전 정복' 노리는 제넥신

전암 임상2상서 환자 80% 효과…경쟁사는 50%도 못넘어

HPV 치료제 임상1상 승인·글로벌제약사 MSD와 협약 등

2조 신시장 선점 속도…"여성 고통 드라마틱하게 줄일 것"





바이오 의약업체 제넥신이 여성에게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미정복 영역’으로 남아 있는 자궁경부암의 완전 정복에 나섰다. 자궁경부암은 물론 암 전 단계인 ‘전암’, 단순 바이러스 감염까지 모두 잡는다는 계획이다. 계획이 실현될 경우 2조원이 넘는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어 기대를 모은다.

2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 여성에게 생기는 암 발생 순위 7위, 사망률 9위, 한 해 900명이 사망하는 병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감염돼 발생한다. 전 세계 3억여명이 HPV에 감염되지만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하지만 만성 감염이 되면 자궁경부전암으로 발전하고 더 악화되면 암이 된다.

자궁경부암은 현재 암과 전암 모두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다. 종양이나 자궁 자체를 잘라내는 수술이 대안인데 불임·난임 등 후유증이 남거나 병이 재발할 수도 있다. 가임기 여성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5,000여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전암으로 수술을 받는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는 ‘가다실’ ‘서바릭스’ 등 예방 백신이 있다. 하지만 백신은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으며 일본·미국 등에서 부작용이 여러 건 보고돼 안전성 논란이 있다.

제넥신이 우선 공략하고 있는 부분은 자궁경부전암이다. ‘GX-188E’라는 DNA 치료백신을 통해서다. 이 약은 특정 DNA를 환자에 투여해 HPV의 항원을 인지하는 T세포를 활성화시켜 바이러스를 잡는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시험 2상 중간 결과 병변이 작은 환자의 80%에서 치료 효과를 보였다. 경쟁사들의 신약 후보는 효능이 50%를 넘는 것이 없다.

이런 효능 때문에 188E의 임상은 특히 불임 우려로 수술을 꺼리는 젊은 여성 환자에게 치료 대안이 되고 있다. 4년 전 첫 아이 출산 이후 자궁경부전암 판정을 받은 황모씨는 188E의 임상에 참여해 암 병변을 깨끗이 치료한 뒤 둘째 아이를 가지기도 했다. 현재 국내 임상은 서울성모병원·제일병원·고대구로병원·세브란스병원·대구동산병원·강남차병원 등에서 진행하고 있다. 국내 임상 2상은 올해, 유럽은 2상은 내년 하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제넥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암 이전 단계 3억명의 ‘HPV 감염자’까지 공략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달 단백질치료제 ‘GX-I7’를 HPV 감염자에 적용하는 임상 1상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몸의 면역력 전반을 높여주는 GX-I7 효능을 이용하면 단순 HPV 감염은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I7과 188E가 출시될 경우 암 전 단계의 환자만 맞춤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이럴 경우 각국 정부가 많은 예산을 들여 불특정 다수에게 예방 백신을 맞출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암은 188E와 다른 약과의 복합제로 공략한다. 제넥신은 이를 위해 최근 글로벌제약사 MSD와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다. MSD가 보유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188E를 병용 투여해 자궁경부암을 치료하는 프로젝트로 키트루다는 전 세계 매출이 1조원에 이르러 효능을 인정 받은 만큼 높은 시너지가 예상된다. 188E와 키트루다 콤보는 내년 초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2a를 신청할 계획이다.

자궁경부암 정복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제넥신에는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리서치기관인 에이치시 웨인라이트는 자궁경부전암 치료제가 개발되면 연 2조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암과 HPV 단순 감염자 시장까지 더해지면 2조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경한수 제넥신 대표는 “자궁경부암과 전암, HPV 감염자까지 치료제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이로 인해 고통 받는 여성을 드라마틱하게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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