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식음료 등 트렌디한 사업에 집중하는 기업답게 CJ그룹 계열사들은 젊은 조직문화로 정평 나 있다. 이 때문에 CJ는 취업준비생이 입사하고 싶은 기업 1순위로 떠오르면서 최고 인재를 속속 확보, 미래 경쟁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공개한 4년제 대학(원) 재·휴학생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 조사 결과는 뜻밖이었다. 조사를 시작한 2004년 이래 부동의 1위였던 삼성전자를 CJ제일제당(13.7%·복수응답 가능)이 처음으로 제쳤기 때문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여학생(17.8%)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2월 잡코리아와 YBM 한국 토익위원회의 조사에서도 CJ그룹이 57.1%로 취준생이 가장 입사하길 원하는 그룹 1위에 올랐다. CJ그룹의 재계 순위가 14위인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결과다. 2위인 SK그룹(47.9%)과 10%포인트가량 차이 나는 것을 비롯해 삼성그룹
(45.3%), LG그룹(43.8%), 롯데그룹(29.8%) 등 다른 10대 그룹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7월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조사에서도 CJ그룹은 22.7%로 삼성그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CJ그룹에 인재가 몰리는 이유는 CJ의 주요 업종인 문화콘텐츠·식음료가 젊은 층의 관심사와 직결되는데다 수평적·창의적 조직문화를 선도적으로 추진한다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 CJ그룹은 2000년 1월 국내 최초로 직급과 무관하게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님’이라는 호칭 제도를 도입, 기업문화 전반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심지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공식 명칭도 ‘이재현님’일 정도다. 님 호칭 제도가 빠르게 정착하면서 창의적 소통까지 영향을 끼쳐 그룹 사업 영역이 설탕·밀가루·식용유 등 소재 중심에서 신유통·엔터테인먼트·미디어 중심으로 대변신하는 데 주춧돌 역할을 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님 호칭제를 도입하면서 젊고 직급이 낮은 직원의 의견도 빛을 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CJ가 기존과 판이하게 다른 이종사업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던 것도 창의적 조직문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화는 신입사원 시절부터 주입된다. CJ제일제당이 2월 출시한 한식 디저트 신제품 ‘쁘띠첼 라이스푸딩’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신입사원들이 교육프로그램인 ‘CJ온리원페어’에서 제시한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CJ온리원페어는 2000년부터 매년 공채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신입사원 6~12명이 팀을 이뤄 그룹 내 각 계열사의 주요 사업과 관련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경연이다.
잘 갖춰진 직장 보육시설과 임신·출산 제도도 여성 취준생의 열렬한 지지를 끈 요인이라는 평가다. CJ그룹의 직장 어린이집인 ‘CJ키즈빌’은 서울 쌍림동 CJ제일제당센터를 비롯해 3곳에서 운영 중으로 식음료 기업답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 먹거리로 신뢰를 얻었다. 임신 초기부터 출산 이후 만 1년까지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모성보호 플렉서블 타임’, 난임 부부를 위한 시술 비용 지원 제도, 유산시 휴가 보장 제도 등도 CJ그룹의 대표 복지 제도다. 청소년 멘토링 프로그램인 ‘CJ도너스캠프 꿈키움창의학교’, 신인 예술인 지원을 위한 공간 ‘CJ아지트’, 젊은 대중음악인 지원 프로그램 ‘튠업’ 등 각종 사회공헌·문화지원사업을 활발히 펴는 점도 젊은 여성 취준생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는 요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대졸자 기준으로 상반기 1,000여명을 채용했고 현재 하반기 1,700여명을 채용 중으로 지난해 2,440명보다 10% 이상 더 많이 뽑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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