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와 모자, 스웨트 셔츠 등에 다양한 얼굴 표정을 담았을 뿐인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김기환(36) 스테레오바이널즈 대표는 2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업 준비 과정에서부터 글로벌화에 초점을 맞춰 영국 디자이너에게 브랜드 콘셉트 전략을 맡겼다”며 “트렌드를 반영하되 누구나 쉽게 소화 가능하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다”고 성공 비결을 털어놨다.
김 대표는 자신을 “옷에 미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청소년기부터 서구의 ‘스트리트 패션’에 관심이 많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기 위해 대학에서 의류패션산업을 전공했다. 졸업 후 대기업 패션 부서에서 경험을 쌓은 뒤 지난 2013년 스테레오바이널즈를 열었다. 사업 준비과정부터 초점은 글로벌이었다. 국내에서 인재를 모으고 인연이 있었던 영국 디자이너에게 브랜드 콘셉트 전략을 맡겼다. 김 대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한영 동업 체계를 구축했다”며 “브랜드명도 ‘스테레오’의 음향처럼 양국에서 입체적으로 일하겠다는 뜻을 담아 만들었다”고 말했다.
판매를 시작하자 20~30대 젊은 층의 지지가 기대 이상이었다. 주요 의류는 계절별로 수만장씩 팔려나갔다. 에이스로 불리는 모자는 지난 2년간 10만장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젊은 층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는 패션 대기업에서도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현재 ‘비이커(삼성물산 패션부문)’와 ‘폴더(이랜드)’, 홍콩의 ‘아이티’ 등 대형 패션 멀티숍에 제품을 납품해 인기 K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올 2월에는 미국 코카콜라 본사와 공동 마케팅도 시작했다. 스테레오바이널즈 의류에 코카콜라 브랜드 디자인을 재구성하고 삽입해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김 대표는 “코카콜라의 브랜드를 재해석해 옷으로 풀어내니 미국 본사 차원의 관심도 컸다”며 “영미권과 유럽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장기 계획도 전망이 점차 밝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은 철저하게 ‘선택과 집중’ 전략이 활용된다. 10여종의 디자인 가운데 고객 반응이 좋은 2~3개를 대량 생산한다. 그리고 또 다른 디자인 10여종을 빠르게 만들어 고객 반응을 살핀다. 김 대표는 “고품질 구현과 트랜드 대응이라는 두 토끼를 함께 잡으려는 전략인데 관련 업계에서는 벤치마킹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시장에 통할 디자인 의류를 대량 생산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비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신진 디자이너 육성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아티스트들을 발굴해 스타로 만드는데 K패션 디자이너 세계에도 이런 시스템을 적용하려고 한다”며 “이를 통해 보석 같은 재능과 열정을 갖췄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디자이너 후배들에게 힘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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