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초 열린 예정인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을 앞두고 국내 중소·스타트업 기업들의 혁신상 수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CES 혁신상은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기술력·디자인·혁신성을 종합 평가해 수여하는 글로벌 어워드로 각 분야 최고의 미래 기술과 혁신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이자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국제 인증으로 통한다. 특히 한국은 최근 CES 혁신상 최다 수상국으로 떠오르면서 내년 CES에도 이러한 명성을 이어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수상한 CES 혁신상 수상작들을 통해 CES 2026이 보여줄 미래 기술 트렌드와 산업 변화를 선도할 주요 혁신 흐름을 살펴본다.
우선 세라젬은 AI·스마트홈·디지털헬스·뷰티테크·푸드테크·가전 등 6가지 영역에 걸쳐 총 9개 제품으로 12개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글로벌 헬스케어 업계에서 최다 수상 기록으로, 삼성·LG 등 국내 대기업 그룹사를 제외하면 국내 단일 기업 중 가장 많은 혁신상 성과를 거뒀다.
이번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은 △마스터 AI 멀티 테라피 팟△밸런스 메디워터 AI △밸런스 AI 샤워 시스템 △홈 테라피 부스 2.0 AI △유스 베드 위드 AI 헬스 컨시어지 △메디스파 프로 AI △브레인 부스 위드 AI 코치 △메디스파 올인원 AI △클리니컬 원 엔트리 시스템 총 9종이다.
이 중 ‘마스터 AI 멀티 테라피 팟’은 척추 관리 의료기기 ‘마스터 V11’에 AI 기술과 다양한 테라피 기능을 결합해, 사용자의 컨디션을 인식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멀티 테라피 솔루션이다. LED 스킨케어, 온열, 산소, EMS, 향기, 사운드 등 10가지 기능을 통합해 피부 관리부터 전신 컨디션 케어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
‘홈 테라피 부스 2.0 AI’는 멀티 센서로 사용자의 심박, 호흡, 체온 등 생체신호를 감지하여 사용자 신체 상태와 감정 상태를 분석한다. 여기에 시간·날씨 등 외부 환경 데이터까지 결합한 AI 분석을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실시간 큐레이션하여, 온열·라이트·사운드·산소 농도 등을 자동으로 조절하여 개인 맞춤 테라피를 제공한다. 이렇듯 다양한 사용자 맞춤 테라피가 전신의 피로 회복을 도와주며, AI 코치가 감정 상태를 파악해 마인드 케어에도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세라젬 이경수 대표는 “올해 CES 혁신상은 세라젬이 추구해온 미래의 건강한 집을 만들기 위한 AI 헬스케어 제품들이 우리의 생활 공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거실, 욕실, 주방, 침실, 자녀방 등 일상의 모든 공간이 회복과 휴식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연구 개발 및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건설 및 주거 환경 자동화 솔루션 기업 고레로보틱스(GoLe Robotics)는 이번 CES 혁신상에서 △AI 부문의 'ND-3' △로보틱스 부문의 'AA-2' △스마트 커뮤니티 부문의 'EVW-1' 등 총 3개 제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ND-3'는 AI 기반 건설 현장 자재 운송 및 진행 상황 모니터링 로봇이다. ND-3는 고유의 4족 설계를 통해 무거운 자재를 프레임 내에서 직접 들어 올려 운반한다. 첨단 물리 AI(Physical AI)와 비전 및 내비게이션 AI를 탑재해 복잡한 지형을 인식하고 장애물을 회피하며,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업로드하여 AI가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AA-2'는 프리미엄 주거 단지를 위한 라스트마일 자율주행 배송 로봇이다. 사생활 보호와 편의성이 중요한 고급 아파트 및 복합 단지에서 심야 배송의 피로도, 안전 위험, 엘리베이터 혼잡 문제를 해결한다. 공기압 튜브 프레임을 적용해 매우 가볍고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유연한 소재로 충격을 흡수하여 야간에도 안전하게 운용된다. 한 번의 주행으로 최대 3가구에 비대면 배송을 완료하며, 사용 후에는 스스로 공기를 빼 부피를 최소화하여 보관된다.
해양 빅데이터 솔루션 기업 맵시(Mapsea)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CES 혁신상 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맵시의 CES 2026 수상 기술은 RTK(실시간 정밀측위) 와 HFD(고주파 데이터) 기술을 결합해 전 세계 260만 척 이상의 선박으로부터 수집된 1500억 건의 데이터를 통합·정제하고, 전 세계 해역의 선박 위치, 항로, 기상, 조류, 엔진, 연료 사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맵시의 고품질 해양 빅데이터 기반을 바탕으로 북극항해용 해도와 항적 분석을 통한 최적항로 도출, 빙해 및 기상 변화를 반영한 항해 시뮬레이션 기능을 구현해 극지 항로에서도 정밀한 의사결정과 안정적인 운항을 가능하게 했다.
맵시의 AI 디지털 트윈 항해 플랫폼은 충돌 방지·다중 이벤트 탐지·자동 경보 시스템을 통합 운영하며, 해양사고의 75%를 차지하는 인적 오류를 줄인다. 또한 최적항로 분석을 통해 연료 사용량을 최대 15% 절감하고, 유럽 ETS(배출권 거래제) 등 국제 탄소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 체계를 제공한다. 실제 선사 피드백에서도 모니터링 효율이 기존 대비 24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 해양 산업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대표적 기술 혁신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김지수 맵시 대표는 "CES 2026 2년 연속 혁신상 수상은 극지 운항까지 확장된 디지털 트윈 기술로 한국 해양 기술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AI와 데이터 융합을 통해 북극항로를 비롯한 전 세계 해양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퍼스트무버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출신 스타트업 망고슬래브는 AI 점자 라벨 프린터 '네모닉 닷'으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네모닉 닷은 점자를 몰라도 음성 명령이나 텍스트 입력만으로 점자 라벨을 즉시 출력할 수 있는 세계 최초 AI 기반 점자 프린터다. 스마트폰으로 "샴푸", "하루 3번 식후 복용", "유통기한 2026년 5월"이라고 말하면, AI가 100개 이상의 언어를 자동으로 정확한 점자 코드로 변환해 라벨을 출력한다. 수십만 명의 요양보호사, 수만 명의 약사, 시각장애인 가족 누구나 즉시 점자로 도움을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hit8129@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