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불황에 더 뜨거운 '공유경제' 서비스

-소비심리 위축으로 택시보다 저렴한 카풀 서비스 인기

-카셰어링 산업 규모 1,800억원으로 성장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간 정보비대칭 해소돼 만족도 높아

카풀 서비스 ‘풀러스’ 앱 화면.




이선주(32·가명)씨는 지난주 목요일 밤11시까지 야근을 한 뒤 퇴근길 교통편을 잠시 고민했다. 택시를 탈까도 생각해봤지만 연말을 맞아 차 잡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택시 대신에 카풀(자동차 공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인 ‘풀러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앱을 다운로드한 뒤 서울 성수동 근처인 회사를 출발지로 하고 둔촌동을 목적지로 입력해 매칭을 요청했다. 곧 풀러스에 등록된 드라이버와 연결됐고 전화통화를 한 뒤 해당 차에 탑승했다. 이동거리는 13㎞로 계산됐고 요금은 8,260원이 책정됐다. 미리 등록해놓은 카드로 앱상에서 결제도 끝마쳤다. 이씨는 드라이버와 회사 이야기 등 그날 있었던 일을 나누며 무사히 귀가했다. 그는 “택시를 타면 평균 1만3,000~1만4,000원 정도의 택시비가 나오는데 풀러스는 8,000원 정도라서 저렴하다”며 “신규 가입 축하나 친구 초청 할인쿠폰 등도 발행돼 실제로 내는 금액은 더 적을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공유경제’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서비스 공급자는 따로 시간을 들이지 않고 부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풀러스는 출근시간(오전6~11시)과 퇴근시간(오후5시~다음날 오전2시)에 맞춰 운영되며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일반인 운전자들이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을 태워 이동하는 방식이다. 풀러스는 서류와 대면 인터뷰를 통해 드라이버들의 신원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차량 점검을 통과해야만 드라이버로 등록시킨다. 또 드라이버 평가제가 운영돼 문제가 생기는 운전자들은 바로 퇴출된다.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한 달에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150만원까지 생기는 부수입 때문에 자가용 출퇴근 운전자들 사이에서 풀러스 드라이버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사무실·창고·점포 공유도 활발…카셰어링은 매년 200%씩 성장





부동산 시장 역시 공유경제 서비스가 대세다. 수년 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셰어하우스가 대표적이다. ‘우주’나 ‘컴앤스테이’ 등의 업체가 성장하고 있고 여행객들에게 방을 대여해주는 ‘카우치서핑’이나 ‘에어비앤비’ 등도 인기다. 주택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부동산 공유 서비스의 영역은 최근 들어 사무실이나 창고·점포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비싼 사무실 임대료를 감당하기 힘든 젊은 창업가들이 ‘패스트파이브’나 ‘위워크’와 같은 공유 사무실 업체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공유 사무실 업체 패스트파이브의 논현점을 이용하고 있는 창업가 성민수(26)씨는 “공유 사무실을 이용하면 저렴한 임대료로 사업 관련 인맥도 쌓을 수 있다”며 “월 20만~50만원에 독립된 사무 공간과 스낵바나 라운지·회의실 등 공용 공간까지 사용할 수 있어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자동차 렌털 서비스를 대체하며 떠오른 카셰어링 산업도 연간 1,800억원 규모로 커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양대 산맥 업체인 ‘쏘카’와 ‘그린카’의 공유 차량은 각각 6,000대로 증가했고 업체별 회원 수도 지난 11월 현재 200만명을 돌파했다. 2011년 5억~6억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가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연평균 200% 가깝게 성장한 셈이다.



공유경제 서비스의 성장세가 가파른 것은 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간 정보 비대칭도 해소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렌터카 업체에서 차를 빌릴 때 이용자들은 명시된 정보만을 그대로 믿어야 했다. 반면 카셰어링 서비스인 쏘카를 이용할 경우 이용자들은 고객 간 평판 데이터에 기반을 둔 사용자 매너 평가제도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쏘카는 차량을 이용하는 시점에 이전 사용자의 반납 상태를 이후 사용자가 평가하도록 해 좋은 매너로 공유 차량을 이용한 고객에게는 보상을 주고 매너가 없는 회원에게는 경고와 서비스 이용 제재 등을 가한다.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도 집을 빌려준 주인과 사용한 손님이 상호 평가하게 돼 있어 신뢰도와 만족도가 높다.

전문가들은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은 저성장 기조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이영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경기가 좋을 때는 공유경제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반대로 불황이면 각자 비용을 낮추는 게 생존전략이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같은 자원을 나눠 쓰는 일에 적극적”이라며 “미국·일본 등 이미 저성장을 경험한 나라들처럼 우리나라도 공유경제를 활용하는 사용자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백주연·정순구기자 nice8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