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투자 활성화를 위해 증권시장 거래시간을 지난 8월1일부터 30분 연장했지만 오히려 거래대금은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거래대금은 최근 2년 내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부터 5개월 누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조4,8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조2,445억원에 비해 9.4%가량 감소했다. 월별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거래시간 연장을 도입한 8월 이후 5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달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이달 28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5,363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8.4% 줄었다. 이는 2014년 12월 6조131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최근 중소형주가 반등하면서 하루 평균 2조9,979억원으로 11월 수준(2조9,284억원)을 웃돌았지만 코스피의 경우 4조원대를 유지하던 거래대금이 3조원대까지 내려앉았다.
통상 12월은 상대적으로 증시 비수기로 여겨진다. 기관투자가들은 매매 종료 후 수익을 확정하고 외국인투자가들은 휴가를 떠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증시는 비수기를 감안해도 특히 거래가 저조했다. 코스피지수가 2,100에도 이르지 못해 증권가 전망치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약해진 탓이다. 올해 코스피 연고점은 9월7일 2,073.89에 그쳤으며 저점도 1,931.07로 지루한 박스권을 이어갔다. 여기에 하반기 들어서 삼성전자(005930) 등 개인이 투자하기 어려운 종목만 상승세를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 종목을 정하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거래시간이 연장된 8월1일 이후에도 투자심리는 개선되지 못했다.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9월에도 일평균 거래액은 8조994억원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가에서는 30분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장사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다면 거래시간이 길어도 시장을 활성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거래시간이 길다고 시장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게 아니다”라며 “관련 업계 종사자의 업무 강도만 높아진 만큼 당국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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