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알고 오셨는지 모르겠어요. 예상보다 서너배는 많은 것 같은데요” 5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개장 첫날, 안내데스크 직원은 오픈 첫날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밝게 웃으며 답했다. 재영업 첫날인데다 중국 명절 ‘춘절’이 2주 이상 남았는데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으로 활기를 띠었다. 특히 유커에게 인기 만점인 화장품 코너가 들어선 8층은 6개월 간의 공백이 무색하게 고객들로 붐볐다. “전지현 립스틱을 더 달라”며 립스틱 20여 개를 쓸어담거나 이미 제품 십여 개를 구매하고도 재고가 더 없냐고 묻는 유커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아모레퍼시픽 헤라의 매장 직원은 “재개장 첫날이라 기대를 많이 안 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매장을 찾았다”며 “매장 직원 5명이 총 투입됐는데도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5일 관세청으로부터 최종 특허장을 교부받고 바로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 26일 영업 종료 이후 193일 만의 영업 재개다. 우선 350여개 브랜드를 시작으로 기존 운영 브랜드 매장 대부분을 차례로 열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날 오픈을 위해 모객 작업을 벌여왔다. 이날 매장을 찾기로 한 단체관광객만 5,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월드타워점 운영 당시 평균 중국인 단체 관광객 수를 웃도는 규모다.
그러나 단체 관광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알음알음 매장을 찾아온 싼커(중국인 개별 관광객)부터 국내 고객들도 눈에 띄었다. 상하이에서 온 황수메이 씨는 “자유 관광으로 한국을 방문했는데 단체 관광으로 온 지인이 오늘 월드타워점에 온다고 해서 방문했다”며 “명동보다 훨씬 매장이 넓고 깔끔해서 쇼핑하기 편하다”고 만족해했다. 홀로 서울 여행을 왔다는 한 20대 여성 중국인은 “지인이 SNS로 알려줘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커들은 매장에서 쉴새 없이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제품을 검색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스마트 유커’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중국 원저우에서 방문한 한 관광객은 “중국에서 드라마(푸른바다의전설)가 방영되지는 않지만 SNS를 통해 주인공의 화장품 정보를 얻었다”며 “직접 립스틱을 테스트해 보고 웨이보에 공유했다”고 밝혔다.
내국인들도 월드타워점 재개장을 환영했다. 해외여행 전 친구와 함께 쇼핑왔다는 한 여성은 “해외를 나갈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명동에 있는 면세점은 너무 멀어 아예 쇼핑을 하지 않다가 이번에 다시 문을 연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왔다”고 웃었다.
한편 롯데면세점은 연내 롯데월드타워 오픈에 맞춰 월드타워점을 국내 최대 규모(1만7,334㎡)로 확장할 예정이다. 브랜드 수도 기존 500여개에서 700여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월드타워점은 2017년 1조2,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박윤선·이지윤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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