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일정으로 인천 도화동에 있는 한 중소기업을 찾았다. 비데와 정수기 등의 핵심부품을 제조하는 이 회사는 다품종 소량생산 기업으로, 다양한 부품을 만들다 보니 생산과 품질관리가 늘 고민이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런 고민 끝에 이 회사 대표가 주목한 것이 스마트공장이었다. 1억700만원을 투입해 스마트공장 전환 후 생산량이 64%나 급증하고 연간 6,000만원의 원가 절감 효과를 거뒀다. 지난 2012년 212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330억원으로 뛰었다. 공정 효율화로 매출이 늘면서 새 분야에 대한 투자도 늘고 덩달아 신규채용도 늘렸다고 한다.
스마트 팩토리라고도 불리는 스마트공장은 제품기획과 설계, 생산, 유통·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생산시스템을 최적화해 공장의 효율을 극대화한 공장을 말한다.
이미 전 세계는 제조경기 침체에 따른 위기탈출의 돌파구로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센서가 융합된 4차 산업혁명 전략을 짜고 관련 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출발이 스마트 팩토리다.
독일과 일본 등 제조업 강국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부흥 전략을 내놓으면서 산업현장에 스마트공장 도입을 서둘러 제품의 질과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우리도 뒤처질 수 없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가 2,600여개에 불과한 스마트공장을 올해 말 5,000개까지 확대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스마트공장 지원대상인 상시근로자 10인 이상 제조업은 6만8,000여개다.
내수침체가 장기화하고 수출은 2년 연속 감소하는 가운데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으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예상돼 대외 통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외 제조업 환경에서 위기극복은 제조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이다. 변화가 두려워 기존 제조방법을 고수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제조업 강국을 향한 대한민국 제조혁신의 출발점이자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갖출 기반이 스마트공장이라 생각한다. 중소기업도 스마트공장화되면 종전보다도 많은 종류의 데이터를 만들어 내어 빅데이터가 가능하다. 이는 바로 AI 등과 연결되는 4차 산업화로 나갈 수 있다. 지난 50여년간 대기업의 어시스트로 머물렀던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이 4차 산업혁명의 기류를 잘 탈 수 있도록 올해를 스마트공장 도입 확산의 원년으로 삼고 정부와 협업을 통해 중소기업이 컨설팅을 받고 사업신청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금 스마트공장 구축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무조건 추진하기를 권유한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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