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오 기업 가운데 로슈나 화이자 같은 월드클래스 기업이 나올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중국의 특허와 지적재산권 보호규정 미비는 그들에게 큰 장애물이 될 것입니다.”
척 이슬리(사진)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11일(현지시간) 정부 주도로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 바이오 산업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스탠퍼드대에서 기술과 기업가정신을 강의하고 있는 그는 바이오와 인공지능(AI) 관련 전문가다. 뇌과학을 전공했고 생명과학 분야의 벤처캐피털리스트로도 활동했다.
이슬리 교수는 “중국은 전 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지만 세계 제약시장에서는 단지 몇% 정도의 비중만 갖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의 바이오·제약 산업은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은 지재권을 보호하는 강제력이 약한데다 의약품 승인 과정이 불투명하고 병원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바이오의약 산업의 전체 수준이 높아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슬리 교수는 또 한국이 바이오 산업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같은 행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은 비슷한 성격의 행사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서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 만큼 업계와 정부·학계가 지속적이면서도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샌프란시스코=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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