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계 스타인 미국 테슬라 및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인 엘런 머스크가 바람잡이 역할을 했다. 그는 2012년 하이퍼루프 아이디어를 공개 천명해 육상교통 혁명의 의제를 선점했다. 이에 호응한 머스크의 추종자들이 창업해 기술 및 사업 아이디어 및 공모 등의 판을 벌리자 전세계 투자자, 정부 등이 돈과 기술, 정책지원방안 등을 들고 자발적으로 몰려들고 있다. 머스크의 동료 등이 설립한 하이퍼루프원이 진행 중인 사업아이디어 경진대회인 ‘하이퍼로프 글로벌 챌린지’ 만 해도 약 2,600 대 1의 경쟁이 벌어졌다. 이 행사는 최근 준결승까지 진행돼 35개 참가팀이 살아남았는데 그 중에는 서울~부산간 하이퍼루프 경부선 사업을 제안한 우리나라 공공기관팀(건설기술연구원-교통연구원-한양대 컨소시엄팀)도 포함됐다. 해당 업체로선 판만 벌려 놓았을 뿐인데 각국의 참가자들이 육상교통 정책과 재원, 기술개발 동향 첩보를 자백하는 모양새가 됐다. 국내 참가팀 관계자도 “이번 준결승은 주로 하이퍼루프 정책에 주안점이 맞춰졌고 기술에 대한 심사는 앞으로 결승심사에서 따지는 것 같다”며 “우리측도 어떤 지원정책과 사업계획을 갖고 있는지 등을 담아 저쪽(하이퍼루프원)측에 알려줬다”고 말했다. .
미국의 머스크 추종업체들은 하이퍼루프기술을 빌미로 자국은 물론이고 외국의 교통법률, 규제 방향까지 선점하고 있다. 하이퍼루프는 기존에 없던 교통수단이라 철도, 자동차, 비행기 등 기존의 교통체계 관련 법률, 규제를 적용하기 힘들다는 점을 역이용해 사업공동추진을 희망하는 국가의 행정기관들과 하이퍼루프 관련 제도 신설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한 교통인프라분야 업체 관계자는 “해외에 하이퍼루프원은 경진대회만 열어도 돈 주고도 얻기 힘든 고급정보들을 각국으로부터 보고 받으니 손 안 대고 코 푸는 셈”이라며 “우리나라도 미국 업체에 끌려다닐 게 아니라 다른 국가 정부들과도 공조해 주도적으로 표준을 만들고 정보를 모으는 게 게 실리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