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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콘퍼런스서 배울점은] 美 바이오강국 키운 심장 역할...지역경제 살리기 효과도 '톡톡'

글로벌 최정상 기업만 초청

CEO·CFO 등도 직접 참석

룸마다 동시다발 PT 열려

행사장 주변 음식점·카페는

비즈니스 미팅 손님들 가득

국내 전시성 행사와 큰 차이

11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열리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세인트프랜시스호텔 인근의 스테이크 하우스에 비즈니스 정장을 차려 입은 이들이 빼곡하다. 점심시간인 오후2시가 지났음에도 테이블마다 이뤄지는 비즈니스 미팅으로 열기가 뜨겁다. /샌프란시스코=김영필기자




지난 1968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투자은행 H&Q(Hambrecht&Quist)는 1980년대 애플과 생명공학 기업의 시초인 제넨텍(본사 사우스샌프란시스코) 같은 기업들의 상장을 도왔다. 바이오 산업이 뜨자 H&Q는 1983년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만들었다. 지금의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시작이다. 바이오 산업과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JP모건 콘퍼런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이번 콘퍼런스에 참가한 국내 기업 관계자들은 미국 바이오 산업이 커지던 시기에 행사가 만들어진 만큼 우리도 한국판 JP모건 콘퍼런스를 가질 때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가 그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우선 바이오 산업과의 동반성장이다. JP모건 콘퍼런스는 바이오 강국 미국의 입지를 더 강력하게 해준다. 콘퍼런스에는 JP모건이 초청하는 업체만 참여할 수 있다. 일단 JP모건에 잘 보여야 세계 투자자와 글로벌 제약사를 한번에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 행사장 주변에서는 1대1 비즈니스 미팅이 수없이 이뤄진다. 자연스럽게 전 세계 바이오 관계자들은 매년 미국과 샌프란시스코를 찾을 수밖에 없다. 행사장에서 만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관련 협회와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최정상 업체만이 온다는 점도 강점이다. 여기에는 회사 프레젠테이션(PT)을 하려면 최고경영자(CEO)나 최소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와야 한다는 주최 측의 보이지 않는 룰이 한몫한다. 로슈와 화이자·존슨앤존슨·머크·바이오젠 같은 대형 기업들도 콘퍼런스에는 CEO·CFO 등이 직접 참석한다.



인구 84만명의 샌프란시스코 지역 경제도 살린다. JP모건 콘퍼런스 기간에는 주변 유명 호텔의 숙박비가 1박에 1,300~1,700달러에 이른다. 유니언스퀘어 인근 음식점과 스타벅스 같은 카페도 시간대와 관계없이 비즈니스 미팅 손님이 넘친다. 관람객 머릿수 채우기에만 열중하고 행사는 적자를 내는 우리와는 차이가 있다.

실수요자들이 참석한다는 것도 다르다. 콘퍼런스의 주요 고객은 투자 업계 종사자나 바이오 업계 관계자다. 주요 행사장인 세인트프랜시스호텔에서 오전7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10개 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PT에는 해당 기업의 비전과 전망을 듣고 질의응답을 하려는 이들로 넘쳐난다. 대형 업체의 PT가 끝나면 행사장을 빠져나오는 데만 10분 이상씩 걸린다. 행사장에서 만난 국내 업체 CEO는 “국내 바이오 행사의 경우 정부 측 고위인사가 오면 CEO가 불려 나가 설명을 해야 한다”며 “업계에는 도움이 안 되는 전시성 행사면서도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대학생들을 부르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진행방식도 우리 기준으로는 파격적이다. 메인트랙에 서는 업체들은 30분 PT 후 150~2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별도의 방에서 다시 30분간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사전에 조율되는 질문은 전혀 없고 CEO 바로 앞이나 옆, 때로는 CEO를 둘러싸고 질의응답이 이뤄진다. 글로벌 업체 CEO들도 행사장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복도에서 투자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진솔한 얘기가 오갈 수밖에 없는 이유이면서 왜 모든 바이오 업계 종사자들이 JP모건 콘퍼런스를 찾는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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