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회사채 발행에 앞서 실시한 기관투자가 대상(001680)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A급의 핸디캡을 딛고 제도 도입 이래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대성공했다. 사상 최고 실적이 전망되는 등 개선된 펀더멘털이 연초 기관의 늘어난 투자수요를 파고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의 한화케미칼은 회사채 발행에 앞서 실시한 3년물 5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6,350억원을 모았다. 모두 유효수요 범위로 인정되면서 경쟁률 12.75대1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높다.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해 9월 SK인천석유화학이 기록한 10.75대1이다.
한화케미칼 측은 증액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채 발행에 앞서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증액 한도는 1,000억원이다. 발행금리는 시가평가금리보다 52bp(1bp=0.01%포인트) 낮게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평가업체 나이스피앤아이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의 3년물 시가평가금리는 26일 현재 3.021%다.
증권사의 한 기업금융본부장은 “한화케미칼이 지난해 2월 회사채를 발행하며 5년물에서 130억원의 미매각을 내는 등 한화그룹 전반적으로 회사채시장에서 이미지가 좋지 않았는데 이번엔 상황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영업실적 호조에 펀더멘털이 좋아진 점이 이유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 수준인 8,143억원으로 전망된다. 재무안정성도 꾸준히 좋아져 순차입금이 지난 2012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의 12.4배에서 지난해 3·4분기 2.8배로 줄었다.
회사채 시장은 연초 기관이 투자자금 집행을 재개하면서 투자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1월 효과’의 영향을 톡톡히 받고 있다. 앞서 이마트(139480)·LG유플러스(032640)·현대제철(004020) 등 AA급 회사채는 수요예측에서만 1조원 이상을 모은 바 있다. 한화케미칼·대상·CJ프레시웨이(051500)의 성공에서 보듯 A급 회사채로도 펀더멘털이 좋은 업체 위주로 수요가 퍼지는 모습이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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