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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손잡는다]"교차구매 않는다" 관행 파괴...통상파고에 가전 빅2 '오월동주'

샤프에 뒤통수 맞은 삼성, 물량확보 위해 SOS

명분보다 실리 택한 LG '구원투수役' 전격 수용

공급가능 물량 한계·다른 기술방식 등은 숙제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한 것은 갈수록 거세지는 글로벌 통상압력에 공동으로 대처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전통의 라이벌로 상대방으로부터는 교차구매를 하지 않는다는 관행을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공존공생의 모델을 만든 것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세탁기 등 삼성·LG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전제품에 대해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은 삼성SDI와 LG화학이 생산하는 배터리에 대해 모범인증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제동을 걸고 있다. 글로벌 경제주체들이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삼성과 LG에 이처럼 공세를 강화하자 양사가 협력의 맞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훙하이그룹이 일본 샤프를 인수한 후 전격적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패널 공급 중단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이 보낸 SOS 요청을 LG가 수용=글로벌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필요한 TV용 LCD 패널은 5,650만대에 달한다. 이 중 삼성디스플레이가 1,490만대를 공급하고 대만의 이노룩스가 1,370만대를 납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샤프가 지난해 말 패널 공급 중단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로서는 물량 확보에 발등의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한 해 5,000만대 정도의 TV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5% 정도를 샤프로부터 공급받아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TV용 LCD 패널량을 기존 계획보다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LCD 패널을 긴급 수혈받더라도 공급 부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삼성은 LG디스플레이에 SOS를 보냈고 LG가 이를 전격 수용했다. 양사는 모델과 가격·공급시기 등을 조율하고 있으며 몇 가지 세부내용이 결정되면 이르면 이달 안에 최종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협력한다는 방향성은 정해졌기 때문에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조기 타결도 기대할 수 있다.



가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결구도를 형성했던 양사가 협력의 손을 잡는다면 앞으로 패널 이외에 다른 부문에서도 협력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합종연횡으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데 이에 맞대응하는 의미도 있다”고 평가했다.

◇LGD 공급물량, 상이한 기술방식이 관건=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TV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물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근 대형 패널을 중심으로 LCD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IHS에 따르면 5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은 지난해 8월 189달러에서 11월 208달러, 올 1월 214달러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49인치 상황도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웃돈을 주고 사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패널 생산 시설을 풀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를 위해 추가로 물량을 더 확대하기는 힘들고 기존 고객 물량을 재배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과 LG의 다른 기술방식도 숙제다. LG는 패널 생산에 있어 인플레인스위칭(IPS) 방식을, 삼성은 버티컬얼라인먼트(VA) 방식을 사용한다. 두 회사는 각각의 기술을 TV 패널 브랜드로 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LG 기술을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삼성 방식으로 패널을 생산하려면 라인 재정비 등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굳이 이런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IPS 패널을 사용한다면 얼마간 적응기간과 함께 디스플레이 구동칩 설계 변경을 포함한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LG디스플레이가 패널을 애플에 공급하고 있고 공장 라인을 풀 가동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패널 공급이 단기간에 브랜드 가치 상승이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양사의 협업 시너지는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정명·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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