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란 이용자가 독과점으로 인해 선택권을 박탈당할 때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개방과 혁신의 공간인 인터넷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만큼 규제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김덕희 그룹엠코리아 전무)
미디어산업 관계자들이 포털에 대한 신규 규제를 마련 중인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지난달 28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로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미디어산업을 뜨겁게 논하다’에서다.
문장호 교수, 김덕희 전무에 이어 박종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광고연구소 연구위원, 법무법인 세종 소속 이종관 박사 등도 연사로 참여해 의견을 피력했다. 이들은 국내 포털 광고 시장의 지형도, 경쟁 상황의 변화, 광고 시장 규제와 성장 방안에 대해 중지를 모았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가 좌장으로 나섰다.
토론자들은 방통위 주도로 진행 중인 포털 광고 규제에 대해 신중해야한다고 했다.
이종관 박사는 “시장점유율을 직접 제한하는 규제는 시대나 시장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장호 교수도 “규제가 정당성을 얻으려면 단속과 집행 측면에서 국내외 사업자 간 공통된 가이드라인이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외국 인터넷 기업은 국내에서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나 이것을 공개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항상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주장해왔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전체 광고 시장 성장을 위해 기존의 규제도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문장호 교수는 “지상파 광고 규제를 완화해 광고 시장을 확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상파 광고비가 줄어드는 반면, 케이블 광고비가 증가하는 건 케이블에서는 규제가 없이 다양한 광고 상품을 시도해볼 수 있는 환경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박종구 연구위원은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는 포지티브 방식의 기존 방송광고 규제를 최소한으로 바꾸는 내거티브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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