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만에 반격 신호탄 쏜 현대·기아차=현대차는 2월 국내 판매량이 5만3,113대로 1년 전보다 8.7%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기아차는 3만9,158대로 0.1% 늘었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6월은 개별소비세 종료를 앞두고 구매가 몰리면서 판매가 늘었지만 2월에는 현대·기아차가 신차를 적극 출시하고 소비자가 이에 응답해 판매가 늘었단 점에서 고무적이다. 기아차보다는 현대차 분위기가 더 좋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가 2월 1만913대 팔리며 3개월 연속 1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동기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그랜저 인기는 현대차 승용세단 전체 판매량을 16% 끌어올렸다. 출시 초 지지부진했던 신형 i30(410대) 판매가 2배 급증한 것도 비결이다. 대형 SUV인 맥스크루즈(760대)도 선전했고 제네시스의 G80(3,578대)이 32%나 늘어난 점도 호재였다. 기아차는 신차 모닝 등 경차 효과를 누렸다. 모닝(6,156대)은 2월 7.5%, 레이(1,565대)는 6% 증가했다. RV 중에서는 카니발(5,237대)이 43.9%, 모하비(1,340대)가 27.1% 늘었다.
내수시장의 양호한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수의 신차가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관심은 오는 8일 출시되는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이다. 신형 그랜저와 유사한 디자인에 부분 변경 모델에도 ‘뉴 라이즈’라는 별칭까지 붙이는 등 공을 많이 들였다. 인기몰이 중인 그랜저IG가 최고 트림인 3.3 가솔린 모델을 추가했고 이달 말 나올 하이브리드 모델과 소형 SUV ‘OS’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기아차도 올해 소형 SUV 등 주요 차종을 선보인다.
◇우려 커지는 美 시장…판매 감소 예상보다 커=국내 시장에서 한시름 놓았지만 미국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미국에서 현대·기아차가 역대 최고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 올해는 어느 정도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감소폭이 심상치 않다. 현대보다는 기아가 어렵다. 현대차는 2월(5만3,020대) 지난해만큼 팔았다. 기아차는 4만2,673대로 14.1% 급감했다. 오토모티브 뉴스가 집계한 18개 주요 브랜드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기아차가 법인 판매량을 조절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센티브를 적게 지급한 점을 고려해도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전체 시장 수요가 1.1%만 줄었단 점 역시 걱정을 더한다. 지난해 월평균 1만2,000대가 팔린 대표 CUV 쏘울(7,702대)의 추락이 뼈아팠다. 슈퍼볼 광고 효과를 기대했던 소형 하이브리드 SUV 니로(2,000대)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픽업트럭 수요는 늘고 세단 등 일반차 시장은 축소되고 있지만 현대·기아 모두 관련 차종이 없다”며 “과거 기아 쏘울처럼 간판스타라고 내놓을 만한 차종 부재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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