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 3년의 경력을 쌓은 후 스웨덴왕립공대(KTH·Kungliga Tekniska Hogskolan)에서 유학을 다녀왔다. 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 선임연구원으로 입사, 노트 시리즈의 펜 기능을 개발하다가 스마트폰으로 기기를 작동하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창업에 나섰다.
김화경(사진) 로켓뷰 대표는 스마트폰으로 기기를 작동하는 ‘라이콘(LiCON)’과 스마트폰으로 상품명을 찍으면 최저가를 찾아주는 ‘찍검(찍어서 검색)’ 이 두 가지 사업 아이템으로 창업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소기업 개발팀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해 KTH에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raphic User Interface)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를 연구했던 그는 6년의 경력을 인정 받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입사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발전 과정을 함께 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배운 것도 많았지만 대기업 개발팀 생활이 영 불편하기만 했다. 그러던 그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2012년 ‘S#TF’라는 스마트폰 차세대 콘셉트를 발굴하는 태스크포스에 참여하게 된 것. 각 부서의 다양한 인력을 한 모아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TF였다.
“노트1이 나오고 노트2를 준비하는 시점이었어요. 저는 노트1의 메모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무를 하다가 합류했는데, 펜으로 메모를 하는 기능을 계속 발전시키면서 TF에 함께 하게 됐어요. 원래 3개월씩 로테이션을 하는데 저는 2년이나 그 팀에서 일을 했습니다.”
태스크포스에서 일을 하면서 김 대표는 중요한 인연을 만나게 된다. 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을 통해 들어온 학생들과 팀을 이뤄 과제를 진행했는데, 몇 년 후 이들이 로켓뷰의 창업 멤버가 된 것. 박인수 이사(서버 개발), 이원희 이사(소프트웨어 개발), 이기헌 이사(UX, GUI)가 바로 그들이다.
자유롭게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 열망을 품고 있던 김 대표는 2015년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Lab에 공모 신청을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2년말 도입한 C-Lab(Creative Lab)은 임직원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출품하고, 아이디어가 당선되면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이었어요. 츨퇴근 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데다, 월급은 월급대로 다 나오고 과제비가 1억원 이상 지원되니까 개발자에게는 이처럼 행복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죠. 1년간 정말 신명나게 일했습니다.”
회사 측으로부터 사업성을 인정 받은 김 대표는 3명의 이사와 함께 지난해 11월 스핀오프(Spin-off·회사 분할)를 하고, 법인을 설립했다. ‘로켓뷰’는 로켓처럼 세상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View)라는 뜻을 담았다.
로켓뷰의 아이템인 ‘라이콘(LiCON·Lightly Control)’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특정 기기를 찍으면 컨트롤러, 사용 매뉴얼, 제품 정보 보기 기능 등이 화면에 나타나는 것이다. 처음 보는 제품이라도 손쉽게 작동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삼성이나 LG의 에어컨, TV는 모두 인식할 수 있고, 샤오미나 필립스의 생산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현재 인식되지 않더라도 모델링 과정을 거치면 사용자가 직접 등록해 인식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덕분이다. 라이콘이 사진을 인식하고 스스로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B2B(기업간 거래)다. 개인 고객을 겨냥하는 게 아니라 숙박O2O 플랫폼과 체험형 IT기기 매장을 타깃으로 삼는다.
“LiCon 숙박관련 사업 아이디어는 제 개인 경험에서 나왔어요. 말레이시아에 출장을 갔는데 호텔 내에 기기를 작동하지 못해 호스트를 불렀거든요. 전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혹은 아무리 신제품이 나와도 작동이 수월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죠. 물론 우리나라에 처음 방문한 외국인들도 한글을 몰라도 보일러나 에어컨을 작동할 수 있으면 좋으니까요.”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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