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 전시장에서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2017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 참가한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 최초로 2세대 수소연료전기차(FCEV)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미래차 기술력을 과시했다. 기아자동차도 이에 뒤질세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2종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유럽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날 오전 15분 간격으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갖고 ‘FE 수소전기차 콘셉트카’와 ‘i30 왜건’ ‘니로 PHEV’와 ‘K5 스포츠왜건 PHEV’ 등 총 4종의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2세대 수소차로 글로벌 미디어 이목 집중시킨 현대차=프레스데이에서 전 세계 미디어로부터 관심을 끈 브랜드는 단연 FE 수소전기차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현대차였다. 비록 콘셉트카이기는 하지만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를 선보인 데 이어 두 번째 모델도 가장 먼저 내놓았기 때문.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FE 수소전기차 콘셉트는 현대차가 주도적으로 수소전기차 기술을 선도해 깨끗하고 효율적인 미래 모빌리티를 제공하고 궁극의 친환경 기술인 수소 에너지 시대에 한 단계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회 충전으로 800㎞ 이상 달릴 수 있도록 개발된 4세대 연료전지시스템 등 콘셉트카에 적용된 신기술은 내년 초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인 2세대 수소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기존 투싼 수소차에 비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0% 이상 향상될 것이라는 점에 관심이 집중됐다. 한 일본 기자는 “투싼 수소차에 비해 디자인이 몰라보게 세련되고 다이내믹해졌다”면서 “실제 동력성능과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어느 정도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내년에 선보일 수소차로 기술력을 뽐냈다면 기아차는 올 3·4분기에 내놓을 PHEV를 앞세워 유럽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한다. 합산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27kg·m의 힘을 내는 니로 PHEV는 1회 충전 시 전기만으로 55㎞(유럽 인증 기준) 이상 주행하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개발이 한창이다. 역시 3·4분기에 유럽에 출시될 K5(현지명 옵티마) 스포츠왜건 PHEV는 최고 합산출력 205마력과 최대 토크 38.24kg·m의 우수한 동력성능을 갖춰 기대를 모은다.
◇유럽에서 인기 높은 해치백·왜건 앞세워 100만대 판매 노린다=현대·기아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양사 합쳐 총 34대의 완성차(콘셉트카 2종 포함)를 전시했다. 특히 유럽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왜건과 해치백·경차를 대거 출품했다. 디자인부터 주행 테스트까지 전 개발 과정이 유럽에서 진행된 i30 왜건은 동급 최고 수준의 트렁크 용량(602ℓ)을 갖춘 게 세일즈 포인트다. 현대차는 i30를 상반기 내 유럽에 선보일 예정이다. 토마스 슈미트 현대차 유럽법인 최고운영책임자(부사장)는 “연내 스포티함을 강조한 ‘i30 패스트백 모델’과 고성능 모델인 ‘i30 N’을 선보여 i30 패밀리 4종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브랜드 최초의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인 ‘스팅어’와 ‘신형 모닝(현지명 피칸토)’을 유럽 무대에 데뷔시켰다. 스팅어는 2.0 터보 GDi, 3.3 터보 GDi 등 올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2종의 가솔린 엔진 외에 디젤 R2.2 엔진을 추가한 세 가지 엔진 라인업을 갖추고 유럽 시장을 두드린다. 신형 모닝과 스팅어는 각각 2·4분기와 4·4분기에 현지 판매될 예정이다. 투싼과 스포티지 등 기존 인기 SUV 모델이 올 들어서도 월 1만대 이상 팔리고 있고 새로 투입된 신차들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다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유럽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100만대 판매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네바=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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