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 여파로 수출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도 급증했다. 반면 국내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은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부실채권을 가장 많이 털어낸 것으로 집계됐다.
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 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1.42%로 1.8%였던 2015년 말과 비교해 0.38%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부실채권이란 고정이하여신을 의미한다.
전체 부실채권 규모는 24.6%로 2015년 말의 30조원보다 5조4,000억원 줄었다. 기업 여신도 같은 기간 27조9,000억원에서 22조8,000억원으로 줄었다. 은행권의 가계 여신도 1조9,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2,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대손상각이나 회수 등을 통해 털어낸 부실채권 규모는 30조4,000억원으로 2015년 말보다 8조1,000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부실을 가장 많이 털어낸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2015년 말까지 부실채권 비율이 1.47%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1년 동안 1조원을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우리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0.98%로 떨어졌다.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낮은 데는 씨티은행으로 0.6%다.
반면 수출입은행은 2015년 4조원이던 부실채권 규모가 지난해 말 5조8,000억원으로 오히려 더 늘었다. 부실채권 비율도 3.24%에서 4.52%로 급증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내준 여신의 경우 현재 요주의 등급으로 부실채권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지난해 조선 업계 및 협력 업체 전반의 업황 부진으로 부실채권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해 적극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섰고 산업은행은 2015년 부실을 미리 회계에 반영해 지난해 부실채권 비율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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