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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사드쇼크 오나] 중국어 사라진 명동... 일자리 잃는 중국인 직원

지난 3일 롯데면세점 소공점 화장품 코너. 조르지오 아르마니, 설화수 매장이 보이는 가운데 중국인 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박윤선기자




한국 여행 금지가 본격화된 15일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같은 매장 풍경. 줄 서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박윤선기자


15일 중국의 한국 여행 금지가 시행된 이후 평소 중국인들이 많이 다니던 명동은 예전과 크게 달랐다.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찾던 대표적인 상권인 서울 명동에서 중국어가 사라졌다. 유커 특수를 누리던 시내 면세점들도 한산했다. 당장 통역을 위해 고용됐던 조선족 등 중국어 전문 직원들의 고용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날 서울 명동의 이른바 ‘화장품 거리’의 언어가 한국어로 바뀌었다. 날씨가 풀리면서 예년 같으면 중국인들로 가득해야 할 오후 시간대인데도 거리에는 점심을 먹으러 나온 인근 직장인들만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그나마 어쩌다 만난 외국인은 모두 일본어나 태국 등 동남아어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깃발 아래 무리 지어 다니던 유커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이날도 여전히 거리 곳곳에는 ‘打五折(50% 할인)’ 등의 중국어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손님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거리에 나와 있는 직원들도 뒷짐을 지고 서 있거나 직원이 아예 자리를 비운 곳도 적지 않았다.



한 화장품 매장의 중국인 직원 장모(31)씨는 “중국인 안내가 업무인데 최근 별로 일이 없다”고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다른 매장 점주는 “그동안 유커들이 늘면서 중국어 사용 직원은 없어서 못 구했는데 이제는 이들의 고용 여부를 걱정해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명동에서 일한 지 2년이 됐다는 다른 화장품 매장의 직원 방모(35)씨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때문에 손님이 없다”면서 “지난해보다 매출이 80%는 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동안 유커 특수를 누렸던 서울 시내 면세점에서도 주요 고객인 유커 감소에 볼멘소리다. 국내 인기 화장품 매장에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장사진을 이뤘으나 계산대 앞 대기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오후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 설화수 매장 앞은 텅 비어 있었다. 평소 이곳은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고객들의 줄이 길어 번호표까지 주며 기다려달라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매장이다. 설화수 관계자는 “아직 매출이 급감한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인 고객이 줄기는 했다”며 “여행 금지로 실제로 고객이 줄어들 4월께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는 한류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 등장해 중국인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를 끌던 회전 그네 인근에도 사람이 별로 없었다.

유통가는 유커를 대신할 고객을 찾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 직원인 방모씨는 “유커 대신 일본인이 늘고 있지만 사실 매출에서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면세점 업계는 영업의 초점을 시내면세점에서 내국인 비중이 큰 공항·온라인면세점 위주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박준호·박윤선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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