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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바이오 전격 특별감리

금감원, 분식회계 의혹 조사 착수… 업계 “정치권 논리에 과잉 반응"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 논란이 일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대한 특별감리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문제가 없다고 판정된 사안을 두고 정치권의 주장에 다시 감리를 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29일 “오늘 열린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특별감리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한국공인회계사회는 관여하지 않고 금감원이 감리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참여연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가 부풀려져 2015년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주주였던 제일모직의 가치가 덩달아 과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제일모직 지분이 많아 제일모직의 가치가 높아야 합병 때 유리했다. 이 때문에 삼성이 분식회계를 했다는 논리다.

실제 2012년부터 줄곧 당기순손실을 내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1조9,049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가 5조2,726억원으로 평가받으면서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정치감리’라고 말한다. 진웅섭 금감원장이 올 2월 국회에 출석해 “(특별감리를) 검토해보겠다”고 했지만 내부에서는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결국 당국이 정치논리에 밀려 감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회계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때 감리를 받았고 당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정치권의 요구에 다시 감리에 나서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구속된 상황에서 이번 특별감리가 어떤 영향을 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주주(43.4%)인 삼성물산은 사실상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회사다. 회계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에피스의 평가가 달라지면서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에 영향을 줬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라며 “삼성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당사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삼성의 파트너사인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최대 ‘50%-1주’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을 갖고 있다. 에피스의 가치가 높아지면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인수할 것이고 반대라면 포기하게 된다.



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몇 년 새 잇달아 ‘엔브렐’과 ‘레미케이드’ 같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개발에 성공했다. 바이오에피스의 가치가 커진 셈이다. 2015년 결산을 맡았던 삼정회계법인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바이오에피스의 공정가치평가에 나섰다. 그 결과 나온 에피스의 가치가 5조2,726억원이다. 이 중 기반영분을 빼면 4조5,436억원이 남고 여기에서 바이오젠의 콜옵션 가치(1조8,204억원)를 제외한 나머지를 당기순이익에 반영했다. 2015년 결산에서 바이오로직스가 1조9,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낸 이유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2015년 결산을 하면서 회계법인이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바이오에피스의 공정가치평가를 해야 한다고 판단해 이뤄졌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에피스의 총 가치를 5조2,700억원대로 본 것 자체가 과도하다는 주장도 편다. 명확한 근거 없이 나온 숫자라는 말이다.

이에 대해 삼성의 입장은 다르다. 복제약을 개발 중인 셀트리온과 미국 코헤루스사와 비교해보면 바이오 산업의 특성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할 때 셀트리온 및 미국 코헤루스사와 비교해본 결과 바이오에피스 지분 50%에 대한 가치가 3조4,510억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에피스의 지분가치를 과대평가한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상장 특혜 문제에 대해서도 삼성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가치 부풀리기와 함께 적자 기업이었던 바이오로직스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것 자체가 특혜라고 주장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당시에도 미국 나스닥이나 코스닥시장에서 적자 상장이 가능했다”며 “당초 미국에 상장하려던 것을 한국거래소의 권유에 국내로 돌렸는데 특혜 의혹을 제기하니 답답하다”고 억울해했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의 주장에 금융당국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회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과 관련해 삼정과 안진에서 들여다봤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며 “특별감리를 한다고 해도 큰 문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필·서민우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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