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을 강조해온 위성호 신한은행 신임 행장이 취임과 함께 본부장급 이상이 참여하는 단체 채팅방을 개설했다. 참여 인원은 130명이다. 은행권에서는 부문별 채팅방은 있었지만 전 부문을 아우르는 임원 전용 채팅방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 행장은 사내 메신저를 통해 본부장급 이상 130여명의 임원들을 초대해 단체 채팅방을 개설했다. 이전에도 리스크 관리 부문, 해외 부문 등 각 부문별 단체 채팅방이 존재했지만 전 임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채팅방은 처음이다. 위 행장은 “트렌드 변화나 해외 혁신 사례 등을 언제 어디서든 공유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올려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킹 등을 통해 영업비밀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오프라인에서 논의하도록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디지털 혁신 사례와 아이디어를 실시간 채팅을 통해 실시간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위 행장 특유의 스피드 경영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위 행장은 ‘모바일 플랫폼 신한 판(FAN)’, 빅데이터센터 등을 만들며 ‘IT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신한은행의 디지털 전략이 주목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행장이 직접 100여명이 들어간 채팅방을 개설한 사례는 전무후무할 것”이라며 “집단지성을 활용해 조금 더 신선한 아이디어로, 조금 더 신속하게 무언가를 선보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750개 영업점에서 종이서류를 없애고 태블릿 PC를 활용한 전자서식을 도입하는 등 각종 디지털 실험에 나서고 있다. 일부 간부들은 위 행장의 취임에 맞춰 각종 디지털 전략을 담은 책을 읽거나 토론을 하는 등 ‘디지털 열공모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원·김보리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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