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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전 장관 "朴 전 대통령 정유라 지원 언급했는지 기억안나"

‘비선실세’ 최순실씨 뇌물 혐의 재판에 유진룡·김종덕 전 장관 등 문화체육관광부의 전직 수장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 뇌물 혐의 공판에 오전 증인으로 나선 김 전 장관은 2015년 1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언급이 나왔는지 묻는 변호인단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은 자신의 직권남용 혐의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김 전 장관과 나를 불러 ‘정유연(정씨의 개명 후 이름) 같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딴 유망 선수를 잘 키워줘야 하는데 왜 그런 선수의 기를 죽이냐’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전 대통령이 정씨 승마 지원을 독려하면서 결과적으로 삼성그룹이 정씨를 지원하게 됐다고 본다. 반면 변호인단은 김 전 차관의 증언이 허위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 전 장관은 다만 김 전 차관의 증언 내용이 허위인지 여부는 확인해주지 못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정황도 일부 공개됐다. 특검은 김 전 장관의 업무수첩 사본을 제시하며 수첩에 기재된 ‘건전 콘텐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었고 김 전 장관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정치편향적 작품들에 보조금이 지급되는 걸 걱정했는데 그걸 써놓은 것”이라 답했다. 그는 또 “면담 때 대통령이 문화 관련 보조금을 정치편향적 단체·개인에 지급하지 않게 잘 관리하라고 한 사실이 있느냐”는 특검 질문에 “그렇다. 그 내용을 건전 콘텐츠라고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측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재판의 오후 증인은 김 전 장관의 전임자인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과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이다. 노 전 국장은 2013년 4월 정씨가 출전한 국내 승마대회에서 판정 시비가 일자 대한승마협회를 감사해 최씨와 최씨 반대 파벌 모두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올렸다 좌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그를 ‘나쁜 사람’으로 지목하며 당시 유 전 장관에게 인사 조치를 지시했다. 이어 지난해 그가 좌천된 상태로 국립문화박물관 교육문화단장직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김 전 장관에 지시해 결국 노 전 국장의 사직서를 받아냈다.



한편 최씨는 이날 법정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내 딸은 올바른 과정을 거쳐 승마 국가대표에 선발됐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4년 당시 국회에서 선발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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