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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 미국 국경조정세, 무엇이 문제인가요

김원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 부연구위원

세금 늘면 美 수입 줄여...한국 수출 타격 커져요

김원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 부연구위원




최근 미국의 국경조정세(border adjustment tax)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국경조정세 논의의 배경과 내용은 무엇이며 향후 전망은 어떨까요.

◇국경조정세 등장의 배경=국경조정세는 미국 공화당의 법인세 제도 개편안의 한 부분입니다. 사실 미국의 법인세는 최고세율이 38.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매우 복잡한 규정들로 이뤄져 있어 높은 행정비용 부담이 줄곧 문제점으로 지적돼왔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국의 법인세는 미국에 주소를 두고 있는 기업들만을 과세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이용해 미국 기업들은 법인세 부담이 낮은 국가로 주소를 이전하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회피해왔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기업이 외국에 수출하는 경우에는 그 국가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하지만 부가가치세가 있는 타국에서 부가가치세가 없는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 국경조정에 따라 수출품에 대한 부가가치세가 면제됩니다. 미국은 이러한 부가가치세의 국경조정이 자국산 물품의 가격경쟁력을 해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법인세 제도가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방안 중 하나가 이번 법인세 개편계획과 국경조정세 도입입니다.



☞ 국경조정세 왜 도입하나요

허점많은 법인세 보완 위해 추진

수입품은 비용공제 대상서 빼고

수출품 수익은 과세대상서 제외

美제품 가격경쟁력 크게 높여

자국기업 해외이전 차단 효과도

☞ 국경조정세 영향 어떨까요

한국 車·반도체 등 피해 불가피



정부, 수출산업 지원책 마련 시급

반발 큰 EU 등과 협력도 필요

◇국경조정세의 내용=앞서 이야기했듯이 국경조정세는 법인세 개편의 한 부분입니다. 공화당이 발표한 법인세 개편안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첫 번째는 법인세를 20%로 낮추고 누진세를 폐지하는 한편 현금흐름과세를 도입해 조세제도를 단순화하는 것입니다. 현금흐름과세는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당기에 발생한 수익에서 비용을 공제한 부분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편방안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춰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줌과 동시에 현행보다 훨씬 간단한 과세체계의 도입으로 행정비용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기업의 주소지 대신 미국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과세하는 체계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이 제도는 기업의 주소지가 어느 나라에 있든지 미국에서 버는 돈에 과세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제도의 도입으로 미국은 자국 기업의 해외 이전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마지막 개편방안이 바로 국경조정세 도입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미국은 부가가치세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렇듯 미국은 부가가치세가 없는 미국이 부가가치세가 있는 국가에 수출하는 경우 그 국가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하게 돼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부가가치세와 비슷한 형태의 국경조정세를 도입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입니다. 국경조정세의 주요 내용은 수입품을 비용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며 수출품에 대한 수익을 과세표준에서 제외하는 것입니다. 통상 수입품은 수입원가는 비용공제해주고 남은 이익에 대해서만 과세 대상으로 삼아 법인세를 물립니다. 즉 미국 기업이 한국 물품을 수입하는 경우 비용처리를 받지 못해 법인세 세금을 더 내야 하고 미국 기업이 수출을 하는 경우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면세혜택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국경조정세를 둘러싼 쟁점 사안=이러한 제도에서 무엇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에 관한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WTO에서는 수출품에 대한 보조금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국경조정세는 수출품에 대한 보조금 혜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더불어 환율에 대한 논쟁도 있습니다. 국경조정세 도입은 미국의 수출 증가 및 수입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즉각적인 달러 강세로 이어져 이러한 수출 증가 효과가 사라질 것이며 경제에 아무런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반면 실제로 이러한 환율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된다면 외국에서 물품을 수입해 파는 월마트 등의 미국 수입 기업들이 피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미국으로의 수출이 많은 한국의 경우 큰 피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전망=일단 국경조정세를 포함한 조세제도 개편안은 관세가 아닌 미국의 국내 법인세 개편안이므로 기본적으로 외국이 개입할 여지가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이러한 제도의 도입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미국 수입 기업들의 반발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경조정세 도입에 반대하는 정치인도 많아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실제로 국경조정세 도입이 결정되는 경우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커 앞으로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선 앞서 언급한 WTO 규정을 통해 대응하며 유럽연합(EU) 등 미국이 국경조정세를 도입하는 경우 WTO에 제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는 국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또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은 타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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