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기가 1년 이내로 짧은 채권에 투자하는 국내 단기채펀드들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증권사들보다는 주로 은행권에서 많이 판매된다. 예금 금리에 만족 못하는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찾아 헤맨 지는 이미 오래된 얘기다. 현재 국내 장단기 금리 차가 크지 않은 시점에서 단기채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다.
대부분의 단기채펀드들은 수익률 면에서 이미 예금금리와 머니마켓펀드(MMF)의 수익률을 뛰어넘었다. 환매도 자유롭고 특별한 환매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상품이 많다. 단기채에 투자해 연 2% 정도의 수익률이라면 충분히 은행 예금고객들의 자금이 몰릴 만하다. 하지만 수익이라는 것은 언제나 위험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0.5% 금리가 더 높다는 것은 그만큼 더 위험하다는 뜻이 된다.
단기채펀드를 투자할 때는 철저한 위험관리가 행해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일부 단기채펀드들이 투자하는 종목들을 살펴보면 과연 이런 채권에 투자해도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예를 들어 H캐피탈에서 발행한 채권은 현재 채권등급이 A-로서 한노치 떨어지면 바로 BBB급으로 떨어지는 한계기업이다. 일부 부동산 자산담보부증권(ABCP)도 지속적으로 등급이 하향돼 부도가 우려되는 네거티브 등급이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있다. 이렇게 등급이 떨어지고 있는 종목들은 시장에서 거래가 잘되지 않는데, 역설적인 것은 거래가 없기 때문에 해당 종목을 투자한 펀드의 기준가 변동성은 낮아져서 오히려 안전하게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긴다. 투자자들이 일반적인 단기채펀드 대비 +0.2~0.3% 수익 더 받자고 부담하기에는 큰 위험이다. 이러한 채권펀드의 부도 위험은 해당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챙겨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은 그냥 수익률만 쳐다보지 굳이 단기채의 리스크까지 검토하지 못하고 투자하는 게 현실이다. 시중에는 좋은 단기채권펀드들이 많다. 일부 단기채펀드들이 내고 있는 추가수익만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적절하고 안전한 투자등급 채권들을 조합해 정기예금이나 MMF보다 +0.5% 내외의 성과를 내고 있는 단기채펀드들이 투자자들이 더 좋아할 상품일지도 모른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투자기간이 짧고 향후 자금의 수요가 있는 투자금이기에 지나친 수익률 위주의 투자보다는 안정성을 함께 생각하면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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