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환(사진)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염증성 장 질환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전문의이자 궤양성 대장염 환자다. 그런 만큼 염증성 장 질환 연구와 치료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최 교수는 환자들의 삶의 질 저하가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는 “염증성 장 질환은 원인을 알 수도 없고 완치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10~20대 젊은 나이에 진단을 받으면 평생 병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예로 대장암은 완치되거나 사망하는 두 가지 길만 있지만 염증성 장 질환은 완치도 없고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지도 않는다. 그러나 염증성 장 질환자의 삶의 질은 심각하게 떨어진다. 최 교수가 진료하는 환자 중에는 화장실에 자주 간다는 이유로 권고사직을 당하거나 화장실이 없으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행은 꿈도 못 꾸는 환자가 부지기수다.
최 교수는 치료법에 대해 “체내 면역이 과다 발현돼 생기기 때문에 면역과 염증을 억제하는 약을 처방한다”며 “특히 크론병은 환자마다 염증 침범 위치·범위, 장에 구멍이 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치료법이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염증이 심한 환자에게 우선 콜티코 스테로이드(Corticosteroid)나 면역조절제 이뮤노 모듈레이터(Immunomodulator)를 처방한다. 반응이 충분하지 않으면 염증과 관련이 있는 종양괴사인자(TNF-a)를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를 쓴다. 그는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성 장 질환을 치료하는 가장 강력한 약제”라며 “다른 약제만으로도 치료가 잘 되면 좋겠지만 크론병은 생물학적 제제를 주로 사용하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을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할 경우 약값만 월 50만~100만원이 든다. 다행히 건강보험 산정 특례가 적용돼 환자는 약값의 10%만 부담하면 된다. 지난 2월부터는 염증성 장 질환자들이 수면 내시경으로 정기 검사를 받을 때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크게 줄었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