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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사 발주 대부분 中조선소가 수주] 中 '싼값 수주' 나서는데...韓정부 RG 지원 등 손놔

中, 선박건조대금 90% 지원 등

자국 조선업 생태계 보호 앞장

채권단 관리받는 국내 조선사는

저가수주 꿈도 못꾼채 전전긍긍

하림그룹 계열 벌크 선사인 팬오션은 지난 3월 세계 최대 펄프 생산업체인 브라질 피브리아와 7,200억원 규모 장기 운송계약을 맺으면서 중국 장수뉴양즈장조선에 6만3,000톤급 벌크선 5척을 발주했다. 피브리아가 생산하는 펄프를 해상 운송하기 위한 전용선을 건조하기로 피브리아 측과 약속했는데 이 선박 건조를 국내가 아닌 중국 조선소에 맡긴 것이다. 팬오션 관계자는 “국내외 몇몇 조선소로부터 가격 제안을 받아보니 중국 조선소가 국내 업체보다 20~30% 가격이 저렴했다”면서 “벌크선의 경우 조선소 간 기술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가격 요소가 가장 중요했고 그 결과 중국 조선소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삼라마이더스(SM)그룹 계열 선사인 대한해운도 최근 8만1,200톤급 벌크선 4척을 중국 청시조선소에 발주했다. 이처럼 국내 중견 해운선사를 중심으로 중국 조선소와 신조 선박 건조 협상에 나선 사례가 추가로 몇 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셀프 발주’가 전체 국내 선사 발주 물량 20척 가운데 7척에 불과한 반면 중국 선사가 발주한 16척은 모두 현지 조선소가 수주했다. 일본 역시 6척 발주 중 4척을 자국 조선소가 수주했다.

중국·일본이 팔이 안으로 굽은 것과 달리 우리나라 조선·해운업계가 ‘자국 발주’에 인색한 것은 각국 업계가 받는 정부 지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선박 건조 대금의 90%가량을 정부 주도로 금융지원 해준다. 반면 우리나라는 조선소들이 신규 수주 계약에 성공해도 선박 건조에 필수적인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이 쉽지 않다. 조선업 리스크를 우려하는 금융권이 RG 발급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리를 받은 조선소들의 경우 적정 이익이 나지 않는 수주 건에 대해서는 수주가 원천적으로 막혀 있어 저가 전략 자체가 불가능하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하지 않는 선종은 중국 등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국내보다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선사)도 결국 이익을 내야 하는데 아무리 국내 조선업계가 어렵다 하더라도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국내 조선소에 발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속이 타는 것은 중소 조선사들이다.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등 조선 빅3 업체들은 기술 수준이 높은 선종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짜여 있기 때문에 중국의 저가 공세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중국 조선업계의 추격 속도가 빠르기는 하지만 여전히 초대형 선박과 고부가가치 선박의 경우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중소 조선소의 한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이 자국 조선업 생태계 보호를 위해 금융 지원을 아끼지 않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정책의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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