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보톡스) ‘나보타’를 앞세워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말 국내 보톡스 업체 중 최초로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쳤고 최근에는 현지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허가를 신청하며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 업종의 전반적인 주가조정 국면에 보톡스 균주 출처 논란까지 불거지며 6만원대까지 추락했던 대웅제약 주가가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대웅제약의 주가는 9만5,800원으로 지난해 12월8일 6만2,700원 대비 52.79%나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의약품지수 상승률(23.62%)을 두 배 이상 웃돈 수치다.
나보타의 미국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며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웅제약의 국내 보톡스 시장점유율은 채 10%가 안돼 경쟁사인 메디톡스·휴젤에 뒤처진다. 하지만 나보타를 세계 최대 보톡스 시장인 미국에 진출시켜 글로벌 보톡스 업체로 도약한다는 것이 대웅제약의 전략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보톡스 시장 규모는 4조5,000억원이며 미국이 이 중 절반을 차지한다. 국내 시장 규모가 1,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대웅제약이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국내 보톡스업계의 지각 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국내 업체 가운데 최초로 미국에서 나보타 임상 3상을 마무리했고 이달 16일에는 미국 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미국 의약품 품질관리기준(cGMP) 인증을 거쳐 하반기에는 나보타의 미국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상용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은 지난해 한국 업체 중 최초로 미국 임상 3상을 끝내고 시판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임상 3상을 완료하고 FDA 승인을 거쳐 보톡스를 판매하고 있는 곳은 미국·프랑스·독일 세 곳 업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탄탄한 실적은 주가 하방을 다지는 요인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1·4분기에 2,05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2015년 4·4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5% 늘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대웅제약의 예상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3% 늘어난 9,275억원, 영업이익은 44.79% 증가한 3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균주 논란 이후 우려했던 해외 시장 진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가운데 1·4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며 “2·4분기 이후에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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