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지켜온 김치 업계의 절대 강자 ‘종가집’이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경쟁 브랜드들의 인지도 상승으로 올 들어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 다크호스로 떠오른 신진 주자는 CJ제일제당(097950)의 비비고 김치다. 비비고 김치가 출시 1년도 안 돼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면서 CJ제일제당의 김치 시장 점유율은 약 30%에 육박하고 있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철옹성 같던 대상(001680) 종가집 김치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낮아지더니 올 들어 50% 이하로 떨어졌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종가집 김치의 제조사인 대상의 김치 시장 점유율은 2014년과 2015년 61%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말 54%로 떨어졌으며 올해 1월에는 46%로 하락했다. 3월 현재도 점유율은 45%로 50%를 밑돌고 있다.
조사 유통 매장 범위가 다른 닐슨의 조사에서도 3월 기준으로 대상의 김치 시장 점유율은 5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측은 “경쟁업체의 저가 프로모션으로 신규 소비자 유입이 늘어나면서 시장 점유율이 줄어든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충성고객들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선정 김치로 2014년 9.4%의 미미한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던 CJ제일제당의 김치 사업은 2015년 14%까지 늘어났고 비비고 김치를 출시한 지난해에는 21%까지 급증했다. 3월 기준으로 CJ제일제당의 김치 시장 점유율은 30%로 뛰며 대상과의 격차를 15%포인트로 좁혔다.
대형 식품업체 두 곳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유통업체들도 포장 김치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31일 자사의 간편식 브랜드인 요리하다에서 선보이는 ‘롯데호텔 김치’ 판매처를 홈쇼핑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앞서 백화점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중으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앞으로 김치 선두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대상은 다양한 맞춤형 김치로 시장 지배자의 자리를 사수한다는 전략이다. 대상 종가집은 소포장 제품인 ‘하루세끼 김치’와 ‘썰어담은 포기김치’처럼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 외에도 어린이용 김치, 제철 프로모션 등으로 고객들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김치 제품군을 본격 확대하며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 판매되던 기본 맛에 더해 ‘더 깔끔한 맛’과 ‘더 풍부한 맛’ 제품을 이달 중으로 선보인다. 또 발효식품에 최적화된 특허 받은 용기에 세련된 디자인을 더해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 집이 줄어들면서 포장 김치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업체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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