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일 정씨에 대해 업무방해 등 3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덴마크에서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은 지 단 이틀 만이다. 체포 피의자의 경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이 곧바로 열려야 해 정씨에 대한 영장심사는 같은 날 오후 2시에 열린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나 3일 오전 중 결정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정씨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후 줄곧 해외 도피 생활을 하는 등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검찰이 정씨에 대한 구속 수사에 성공할 경우 국정농단 의혹을 둘러싼 재판이나 재수사에 쓰나미급 후폭풍을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법원이 구속 영장을 발부하면 최장 20일간 그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할 수 있다. 수사 기간 정씨가 본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물론 어머니 최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정씨가 기존에 없었던 진술을 쏟아낼 경우 국정농단 재수사에도 새국면이 열린다. 다만 정씨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에는 찻잔 속 태풍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가 인천공항 도착 직후 삼성 특혜 의혹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딱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면 부인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서는 “어머니와 전 대통령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몰라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각종 의혹 가운데 순순히 인정한 건 이대 입학 취소뿐이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정씨는 귀국 직후 발언에서 자기 혐의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거나 어머니 최씨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며 “하지만 구금 기간 떨어져 지낸 아들이 덴마크에서 조만간 귀국한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들과 함께 지내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솔직한 진술을 쏟아내고, 현 상황에서 탈피하려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씨가 전날 공항에서 귀국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기가 혼자 있어 빨리 귀국해 해결하고 싶다”고 말할 대목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씨는 아들 귀국 일정을 묻는 말에도 “답하고 싶지 않다”는 등 아들을 각별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always@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