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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휴식’을 선언한 이상윤, 연기를 탐내다

이상윤이 본 ‘귓속말’은 어떤 의미였을까. 이에 대해 이상윤은 “이중적인 질문이 아닐까 싶다”고 답을 했다.

“남을 회유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뒤에서 몰래 하는 ‘귓속말’의 의미도 있을 것이고, 하고 싶은데 목소리가 작아서 들리지 않는 작은 목소리의 ‘귓속말’도 있을 것 같다. 이중적인 의미가 극의 전반을 지배한 것 같다. 이 동준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라고 본다. 처음 작은 귓속말을 들으려고 했던 이동준은 이후 ‘악마의 귓속말’에 휘둘리고, 그러다 정신을 차린 뒤 나를 필요로 하고 정의를 구현해 달라는 ‘귓속말’에 귀 기울인 사람이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귓속말’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악은 성실하다’였다. 이 같은 메시지를 잘 드러낸 장면은 ‘귓속말’의 마지막회에서 잘 드러냈다. 모든 죄가 드러나면서 감옥에 수감된 강정일(권율 분)이었지만, 이를 뉘우치기는커녕 언젠가 실행에 옮길 복수를 꿈꾸며 더 성실하게 공부하고 몸을 가다듬은 것이다. 강정일의 흔들림 없는 눈빛은 이후 그를 중심으로 한 ‘귓속말’ 시즌2가 제작되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귓속말’ 시즌2 제작과 관련해 물어보자 이상윤은 “그런데 모든 이야기가 마무리 된 상황에서 시즌2가 나올 수 있을까요?”라며 되물었다.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다 했다고 생각한다.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다 나왔고 큰 산은 무너졌다. 물론 강정일이 출소 후 복수를 꿈꿀 수 있지만, 결국 모든 것이 다 깨진 상황에서 하는 것이기에 지금보다 힘이 있지는 않을 것 같다. 더 정확하게 말해 ‘귓속말’ 시즌2의 그림이 머릿속에서 그려지지 않는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라는 학벌에 출중한 외모를 자랑하는 이상윤은 ‘엄친아’의 이미지가 강한 배우 중 한 명이다. 선하면서도 서글서글한 인상 덕분에 ‘교회오빠’의 이미지도 강했다. ‘1등 사윗감’으로도 꼽혔던 이상윤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방영됐던 KBS2 드라마 ‘공항가는 길’에서부터였다. 건축가 서도우 역할을 맡아 최수아(김하늘 분)과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면서 불륜과 사랑의 경계를 그려내면서, 전보다 무겁고 진지한 연기를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공항가는 길’ 차기작으로 선택한 작품이 바로 ‘귓속말’이었다. ‘공항가는 길’에서 희미한 미소를 보여주었던 이상윤은 ‘귓속말’로 한동안 웃음을 완전하게 잃게 된 것이다.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었다. ‘공항가는 길’도 그렇고 ‘귓속말’ 또한 기존하고 다른 색깔의 작품이고 롤이다 보니, 힘이 많이 들기는 했었는데 그래도 놓칠 수 없는 작업이었다.”

이미지 변신도 좋지만 2연속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에 출연하다보니, 환하게 웃던 이상윤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이상윤의 웃는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

“두 작품 연속으로 조금 많이 가라앉는 작품을 하는데 힘들더라. ‘공항가는 길’은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사랑한 셈이지 않느냐. 그래서 체력비축을 위해서라도 쉬었다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 사이 ‘귓속말’이라는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그래서 놓칠 수 없어서 했는데, 이번에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차기작을 한동안 정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한 이상윤은 잠깐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단순히 놀고 싶어서, 쉬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쉴 틈 없이 달려온 만큼 자신을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 스스로 느꼈기 때문이었다.

“대표님께서는 또 한 작품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시는데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잠깐의 휴식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사실 ‘공항가는 길’부터 ‘귓속말’까지, 스스로의 부족함과 배우로서의 한계를 느꼈던 시간이었다. 지금 저에게 필요한 것은 내실을 다지는 시간인 것 같다. 스스로를 위한 개발이 절실하다.”

“지금은 재충전을 해야 할 시기”라는 이상윤에게 쉬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어보았다. 돌아온 대답은 ‘연기공부’였다. 지극히 서울대생다운 대답이라고 말하자 이상윤은 “연기전공자가 아니다보니 좀 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공항가는 길’에서부터 느낀 것 중 하나가 제가 대본이 주는 힘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스스로 아쉬움이 강하게 남았고, 그래서 나를 조금 더 키워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제가 하는 작품이 아닌 작품을 안 보게 되더라. 그것도 제 잘못된 점인 것 같다. 의식적으로 다른 이들의 연기를 챙겨보고 많이 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연기공부를 하든 혼자 여행을 가든, 지금은 너무 지친상태임을 다시 한 번 어필한 이상윤은 “11월 이후 늦가을이나 지나야 다음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살짝 언급했다. 물론 뒤에 “쉴 수 있으면 더 쉴 수도 있고”라는 말이 덧붙여지기는 했지만. 어찌됐든 다음 작품에서 웃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는 말에 이상윤은 “저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만약 다음 작품을 하게 된다면 앞선 두 작품과는 다른, 조금은 기운을 낼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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