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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유발 자궁내막증 환자 8년새 5배로

강남차병원, 지난해 1만5,968명 진료

빨리진 초경, 만혼, 늦은 출산등 영향

그림: 보건복지부·대한의학회




강남차병원을 찾은 자궁내막증 환자가 최근 8년새 5배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강남차병원에 따르면 자궁내막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지난 2009년 3,184명에서 지난해 1만5,968명으로 불어났다.

연령대별로는 가임기인 30대(52.3%)와 40대(32.5%), 20대(9.2%)가 연평균 94%를 차지했고 50대 5.6%, 60대 0.3% 순이었다.

자궁내막은 수정란이 착상·발육해 배아가 되고 태반을 형성하는 공간으로 여성의 생식주기에 맞춰 발달·퇴축을 반복한다.

자궁내막증이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 안쪽 점막인 자궁내막 조직이 월경→생리혈의 역류로 자궁 밖 복강(복벽으로 둘러쌓인 배안의 공간)으로 들어간 뒤 제거되지 않고 자라나 발생한다. 이를 제거하는 면역학적 기능이 저하된 여성에서 발생하며 유전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와 주변 장기가 붙는 골반내 유착을 일으켜 나팔관의 원활한 운동을 방해하고 난자와 정자의 수정, 배아의 자궁내 유입에 문제를 일으켜 난임의 원인이 된다.

가임기 여성의 10~15%에서 생기며 심한 월경통과 하복부 통증, 불임 등을 일으킨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계속 진행되며 재발률도 높은 편이다. 자궁을 떼내지 않는한 5년내 재발률이 40%에 이른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영양상태가 좋아져 초경과 생리혈 역류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또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결혼·출산 연령이 늦어지고 출산 횟수가 줄어 임신으로 생리가 멈추는 기간이 줄거나 없어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생리혈이 역류하는 빈도가 많아져 가임기 여성 연령층에서 자궁내막증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료: 강남차병원


치료를 위해서는 월경을 멈추게 하는 호르몬 요법과 복강경 등을 이용해 병적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 요법이 주로 쓰인다.

배효숙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흔히 골반통증을 동반하는데 생리통으로 여겨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며 “수술적 치료 후에도 재발이 흔해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상우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교수는 “자궁내막증이 심한 난임 여성은 자궁내막증부터 치료한 뒤 난임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며 “수년 간 통증이 없다가 갑자기 생리통이 발생하면 자궁내막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또 “자궁내막증으로 유착된 조직을 제거하면 난소 기능이 정상인 난임 여성은 임신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임신 계획이 없다면 수술 후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를 억제해 자궁 밖에 존재하는 자궁내막증 병변을 소멸·위축시키는 호르몬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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