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에 놀란 한진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한진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또 조 사장 등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보유 중인 일부 계열사 지분도 정리한다. 재벌 개혁을 천명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취임 하루 만에 나온 첫 재계 행보로 이 같은 준법경영 의지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한진그룹은 15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칼·진에어·한국공항·유니컨버스·한진정보통신 등 5개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 사장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경영 전반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재벌 총수 일가의 투명한 기업경영을 원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여러 계열사 대표를 겸한 조 사장이 일감 몰아주기 등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조양호 회장과 3남매(조원태 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정보통신 계열사 유니컨버스 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무상 증여하기로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 취임 이후 재벌가가 준법경영 의지를 내비친 첫 사례”라며 “향후 다른 대기업들도 동참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