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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 방미 경제사절단 '통 큰' 투자 보따리…경제외교 전폭 지원

[문재인 대통령 첫 미국 순방길 동행]

최태원·구본준·권오준회장 등

최소 50명이상 동행할 듯

삼성전자, 가전공장 투자 구체화

LG는 가전·차 전장 전방위 협력

SK도 셰일가스 사업 확장 전망도





이달 말께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이 당초 예상과 달리 대규모로 꾸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 정부의 대미 경제외교를 측면 지원할 국내 기업들이 어떤 선물 보따리를 풀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한국 대표 수출기업을 상대로 ‘세이프가드’ 조사에 착수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 기업에 자국 내 투자를 압박하고 있어 기업들이 기존 계획에 더해 추가 투자 방침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 규모는 최소 50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당초 30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추천을 받은 참석자가 100명을 훌쩍 넘겼다”면서 “첫 순방인 만큼 추천 인사의 절반 이상은 갈 듯하다”고 말했다.

그룹 총수로는 최태원 SK 회장과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 회장, 구자열 LS 회장이 동행한다. 삼성에서는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이 예상되고 현대자동차는 정진행 사장이 유력하지만 정의선 부회장의 합류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는 허수영 화학부문장이, 한화는 신현우 한화테크윈 사장이 참석한다. 경제단체장 중에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간다.

경제계가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꾸리면서 새 정부의 대미 경제외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을 강조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반덤핑 제소 등 통상 압력을 가하고 있는 데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불협화음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예상을 웃도는 투자 계획을 통해 정부 지원 사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확정된 국내 기업들의 미국 투자 규모는 십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방미 기간 중 미 가전공장 설립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미국에 가전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삼성전자는 현재 부지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3곳의 후보지 중 사우스캐롤라이나주가 유력하며 이번에 최종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앨라배마와 조지아주에 완성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추가 투자 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월 오는 2021년까지 미래차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과 기존 생산시설의 환경 개선 등에 총 31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던 현대차그룹은 수요가 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적기에 생산하기 위해 공장 증설 및 신규 공장 설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SK그룹의 경우 미국 플리머스와 퍼미안에 셰일가스 광구를 확보해 개발 중인데 향후 이곳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또 올 초 다우케미칼의 EAA 사업 부문 인수처럼 미국 석유화학 업체들과의 ‘글로벌 파트너링’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SK E&S가 미국산 셰일가스를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미국산 원유 도입 가능성도 떠오른다.



자동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미국 투자를 확대해온 LG는 가전과 자동차 전장 사업, 스마트폰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 업체 중 가장 처음으로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가전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이미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2조9,000억원 규모의 에탄분해시설(ECC)을 짓고 있어 추가 투자보다는 이 시설을 이용한 고용 확대 방안 등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롯데가 미국 롯데뉴욕팰리스호텔을 운영하는 만큼 유통·서비스 분야에서의 깜짝 투자 발표도 있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미 상무부의 반덤핑 관세 폭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직접 나서 미국 정부 및 철강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통상 문제와 관련해 이해를 구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에 신현우 한화테크윈 사장이 참석해 미국의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제너럴다이내믹스 등을 만나 방산사업의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20개월 만에 꾸려지는 방미 경제사절단이 양국 간 우호 증진에 일정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정부에도 좋고 기업에도 도움이 되는 순방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행경·윤홍우·박성호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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