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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중앙은행에 맞서는 시장

오승훈 신한은행 투자자산전략부 투자전략팀장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중앙은행의 메시지는 분명하고 단호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과 연내 보유한 자산의 축소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014년 9월 연준이 제시한 출구전략 로드맵에 근거하면 자산매입 종료에서 시작된 미국 출구전략은 금리 인상을 거쳐 보유자산 축소라는 마지막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연준의 결정은 두 가지 측면에서 놀라움을 줬다. 우선 자산 축소 시작 시점이 빨랐다. 성명서에서 ‘비교적 이른 시일’ 안에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하겠다고 밝혀 오는 9월 만기 재투자 중단을 통한 자산 축소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유자산 축소는 실질적인 유동성 회수가 시작됨을 의미한다. 금리 인상보다 더 강한 폭발력을 가진 이슈다. 그러나 연준이 만기 재투자 중단으로 나타날 금융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보유자산 축소를 장기간에 걸쳐 분산시키는 보완책을 내놓아 시장이 느끼는 불안은 크지 않았다. 연간 자산 축소 규모는 4,000억달러 내외로 40bp 금리 인상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 서프라이즈는 통화정책 기조가 선제적 대응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연준은 통화정책 정상화가 주는 충격을 감안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일명 ‘지표 의존적 통화정책 정상화’를 언급하며 경제지표가 좋아지는 만큼 이에 발맞춰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해왔다. 이제 연준의 태도가 달라졌다. 지금 물가나 경기가 다소 둔화됐지만 이는 일시적이며 미래의 회복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변화는 경기 회복기에 연준이 보였던 선제적 대응과 닮아 있다.



연준의 선제적 대응은 아직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미국 금리 흐름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매파적 통화정책보다 회의 전 발표된 물가상승률 둔화에 더 크게 반응하며 하락했다. 연준의 전망과 달리 시장은 하반기 경기 및 물가 회복이 쉽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점진적인 자산 축소나 선제적 대응은 연초 이후 지속되고 있는 긍정적인 시장 흐름을 반전시킬 변수는 아니다. 다만 하반기 경기 전망의 차이에 따라 자산 선택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 3월 이후 나타난 물가 둔화는 기술주로의 쏠림을 강화시켰고 금리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연준의 긍정적인 경기전망이 힘을 얻는다면 부진했던 경기민감주, 인플레 관련주의 회복이 뚜렷해지고 금리 또한 반등할 것이다.

한동안 연준과 시장의 하반기 전망을 둘러싼 기 싸움은 치열해질 것이다. 팽팽한 기 싸움의 첫 번째 승부처는 7월9일 중국 생산자물가 발표가 될 것이다. 중국 생산자물가는 물가 둔화의 시작을 알린 가장 빠른 지표였다. 둔화됐던 중국 생산자물가는 4개월 만에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생산자물가의 반등은 연준의 낙관적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첫 번째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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