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에서 친환경 차량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미세먼지 이슈에 정부의 경유차 퇴출 정책으로 친환경차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66.1%나 급증했다. 올 들어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1~5월 수입 하이브리드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8%나 늘었다. 친환경차지만 충전 인프라가 여전히 미비한데다 모델 부족으로 수입 전기차가 같은 기간 58.9%가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하이브리드가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량이라는 얘기다.
수입 하이브리드 시장은 일본 브랜드가 여전히 장악하고 있다. 1~5월에 국내에서 팔린 수입 하이브리드 중 97%가 일본 브랜드다. 도요타·렉서스가 6,850대로 전체 수입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이 83.4%에 달하고 혼다가 693대로 뒤를 이었다. 닛산·인피니티의 추격도 매섭다. 인피니티의 ‘Q50S’는 1~5월에 385대가 팔렸고 3월에 출시된 닛산 ‘무라노’는 3개월 동안 49대가 판매돼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주목할 점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도 하이브리드가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SUV의 실용성에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정숙성과 강력한 주행성능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도요타·렉서스가 지난해 ‘라브4 하이브리드’와 ‘RX450h’, ‘NX300h’를 새로 출시해 꾸준한 판매량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닛산이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 SUV인 무라노를 앞세워 입지를 다지고 있다.
무라노는 2002년 글로벌 시장에서 첫 출시됐다. 국내에는 지난 2008년 한국닛산 출범과 함께 2세대 모델이 선보였다. 이듬해 수입 SUV 베스트셀링 3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3세대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하이브리드 SUV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라노는 실용적인 주행 성능과 연비 효율을 겸비했다. 2.5리터 QR25 수퍼 차저 엔진(233마력) 및 15kW(20마력) 전기모터를 조합해 최고출력 253마력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1 모터, 2 클러치 방식의 인텔리전트 듀얼 클러치 시스템을 채택해 이전의 2세대 가솔린 모델에 비해 연료 효율성이 35%나 향상됐다. 무라노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11.1㎞다. 사륜 구동 시스템을 적용해 다양한 도로 상황에서도 정확한 핸들링과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제공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무라노는 형제 모델인 ‘쥬크’와 ‘캐시카이’의 덩치를 키운 듯한 아기자기하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전면부에는 닛산의 시그니처 디자인 요소인 전면 V-모션 그릴과 LED 부메랑 시그니처 헤드램프를 탑재했고 차량 지붕이 공중에 떠있는 듯한 플로팅 루프 디자인을 적용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후면에는 리어 타이어 디플렉터를 적용해 스포츠카 수준의 공기저항계수 0.31Cd를 달성했다.
실내 디자인은 ‘VIP 라운지’ 인테리어 콘셉트를 적용했다. 특히 미항공우주국(NASA) 연구에서 영감을 얻은 ‘저중력 시트’를 닛산 라인업 최초로 1~2열 전좌석에 적용해 장시간 주행으로부터 오는 피로감을 최소화한다. 여기에 2열 탑승자의 편의성까지 고려해 콘솔 후면에도 USB 포트를 배치, 뒷좌석에서도 편리하게 스마트폰 충전 및 음악 조작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과 파노라마 선루프를 탑재해 감성품질에도 공을 들였다.
전방 충돌 예측 경고·비상 브레이크·사각지대 경고 등 안전기술도 대거 탑재했다. 지난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로부터 최고 안전 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해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한국닛산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2,72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3.5% 성장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SUV인 무라노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은 물론 SUV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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