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의 업황 회복은 대형 조선소에 국한된 것이며 중소형 조선사의 수주절벽은 지속하고 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국내 8대 중소형 조선사의 경우 금년 1·4분기 중 단 3척 수주에 그쳤으며, 전체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7%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조선기자재업계의 부진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기자재 업황은 중소형 조선사의 일감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어려움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0~2016년 151개 조선기자재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소형 조선기자재업체의 수익성이 빠르게 둔화되고 한계기업 비중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19개 조선기자재 상장기업을 조사한 결과 재무상황이 전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9개사는 매출액, 영업이익 등에서 상위권인 기업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중소형 업체의 어려움이 올해 중으로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연구소는 추정했다.
따라서 연구소는 국내 조선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 자원투입의 우선순위를 중소형 업체에 두는 바텀업(Bottom up) 방식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수주절벽에 직면한 중소형 조선사를 위한 공공선박 발주, 노후선박 교체지원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조선기자재업체의 일감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수출확대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트랙 레코드(track record) 축적을 지원하고 민간과 협력해 선수금환급보증(RG) 등의 금융지원도 서둘러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업체 스스로도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영효율성을 높여 현재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사업다각화, 연구개발(R&D)투자, 인재육성에 최대한의 자원투입이 요구되며 ICT융합의 차세대형 기술개발에도 관심을 높여 나가야할 시기라는 것이다.
백충기 BNK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선박수급 개선과 경기회복세 등을 고려할 때 내년부터는 중소형 조선사들도 수주회복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올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느냐 여부가 국내 조선업 전체의 미래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며 “업체들이 저가수주 등 과다한 경쟁에 노출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위기극복을 위한 업계의 상생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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