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제빵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직영 위주였던 미주 지역에서 지난해 가맹사업을 확장하며 적자폭을 2015년 대비 30% 이상 줄였다. 중국의 경우도 신규 매장을 집중적으로 낸 서부 내륙지역을 제외하면, 상하이 등 초기 진출 지역은 적자폭이 준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국내 제빵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에 해외시장 공략 포문을 연 브랜드로 현재 중국·미국·베트남·싱가포르·프랑스 등에 총 260개 점포를 두고 있다. 지난 2012년 3월 베트남 호찌민에 해외 100호점을 열고 지난해 1월 중국 상하이에 200호점을 여는 등 한동안 매장 확대에 주력했지만,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자 개척 중심에서 내실 강화로 전략을 돌린 셈이다. 실제로 중국 전역 파리바게뜨 매장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상해SPC무역유한공사의 경우 2015년까지만 해도 2억2,316만원 적자였던 것이 지난해 6,906만원 흑자로 돌아섰고 올 1·4분기에도 1,264만원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뚜레쥬르는 적자 행진을 무릅쓰더라도 해외 사업 덩치 불리기에 당분간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뚜레쥬르는 지난 2005년 중국에 진출해 파리바게뜨보다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지난해 파리바게뜨를 추월한 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에 300호점을 개설했다. CJ푸드빌은 2015년(41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2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은 해외 투자로 인한 손실이라는 게 중론이다. 올해 해외 사업계획도 이미 적자가 커질 것을 예상하고 잡았다.
특히 지난 5월 이 회장이 전격적으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CJ푸드빌의 해외 확장 전략은 더 가속도가 붙었다. CJ푸드빌이 그룹의 ‘2020 그레이트 CJ’ 계획에 한 축을 담당하게 되면서 현 8개국, 300개 매장을 2020년 1,600개 매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기준 11% 수준의 해외 매출 비중도 3년만에 50%까지 올라가게 된다.
국내 시장이 포화를 맞은 상황에서 해외 시장 진출은 이제 두 제빵업체의 숙명이 됐다. 하지만 모기업의 투자 여력 차이가 확연히 벌어지면서 각 기업의 해외 전략은 방향을 달리하게 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투자 여력이 적은 파리바게뜨의 경우 해외 진출 선두주자였던 만큼 이제는 일찌감치 자리잡은 매장 위주로 수익 개선을 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반면, 후발주자임에도 해외 매장 수를 이미 추월할 정도로 신규 매장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 뚜레쥬르의 경우 오너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당분간 적자폭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PC그룹 관계자는 “해외 출점 경쟁에만 매달리기보다 초기 진출 사업부의 수익성 개선도 지속적으로 노릴 예정”이라며 “올해도 신규매장 외에는 적자폭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국산 브랜드를 해외에 정착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지금의 손실은 장기적인 투자에서 오는 것”이라며 “2020년쯤부터는 해외 사업이 상당히 안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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