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을 내줬다가 부실이 발생하면 그만큼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사잇돌대출은 SGI서울보증에서 대출원금을 전액 보장하지만 채무조정 졸업자의 경우 부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최고 5%의 보험료를 서울보증에 내야 한다. 부실이 나도 저축은행은 원금을 보장받지만 서울보증에 낸 보험료는 돌려받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대출 신청자가 신용거래 이력이 부족해 신용평가를 하지 못하고 SGI서울보증에 넘기고 있어 결과적으로 대출 신청이 거절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 사잇돌대출도 한때 거부율이 높아 제 기능을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채무조정 졸업자 대상의 사잇돌대출도 비슷한 궤적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1,500억원이라는 자금 규모도 현실을 모르고 너무 과도하게 책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형 저축은행은 자체 중금리 상품이 사잇돌대출 이자보다 저렴해 1,500억원을 소진할지도 미지수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사잇돌대출 규모를 확대하는 것보다 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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