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사업서비스의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경쟁력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 등 전문적인 서비스시장은 폐쇄적 구조로 생산성이 늘지 않고 청소와 관리 등 일반 사업서비스업은 낮은 임금으로 인해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이다.
1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사업서비스업 부진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대연은 우리나라의 사업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이 7.3%로 프랑스(12.7%)와 영국(11.9%), 미국(11.7%), 독일(10.5%), 이탈리아(9.2%)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사업서비스업은 다른 기업체를 위해 기술과 과학적 업무, 또는 일상적 업무를 계약하고 경영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업종이다. 연구개발(R&D)과 법률·회계, 디자인 등 전문적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과 청소, 경비 등 일상적 업무를 하는 사업시설 관리·지원 서비스업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의 사업서비스업 실질부가가치는 지난 2005년 6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97조7,000억원으로 커졌지만, 총부가가치 대비 비중은 7%대에서 정체돼있다.
더욱이 사업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노동생산성 지수는 2013년 102.1(2010년 100 기준)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96.6까지 하락했다. 사업시설관리·지원 서비스업도 지난해 89.1에 머물러있다. 구매력(PPP) 기준 노동생산성은 4만9,000달러로 미국(12만6,000달러)의 39% 수준이다. 낮은 사업서비스 경쟁력 탓에 매년 사업서비스 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사업서비스 적자만 88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사업서비스의 경쟁력이 낮아진 이유로 현대연은 폐쇄적인 기업 문화를 꼽았다. 기업들이 연구개발과 디자인·기획 등의 업무를 외부업체에 맡기는데 인색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맡기더라도 민간업체보다 공공기관과 협력을 선호했다.
또 다른 이유는 가치가 저평가되어있어서다. 디자인 등에 종사하는 직원은 업무의 중요성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주요국에 비해 미흡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WEF)가 평가한 우리나라의 지적재산권 보호 정도는 4.4점으로 49위다. 우리 국가경쟁력이 26위인 것을 감안하면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국가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사업서비스업이 발달한 영국(7위)과 프랑스(10위), 미국(16위), 독일(19) 등에 비해서도 한참 낮다.
특히 법률과 회계 등 전문서비스는 OECD 평균보다 진입 장벽이 높아 경쟁력을 되레 저해하고 있다고 현대연은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법률 진입규제는 4.0으로 OECD 평균(3.8)보다 높다. 미국의 경우 변호사 1인당 인구는 약 250명, 영국은 450명, 독일은 500명 수준이지만 우리는 2,770명에 달한다. 현대연은 사업서비스에 대한 R&D 투자도 정체돼있다고 지적했다.
백홍기 현대연 산업전략부장은 “외부의 전문 사업 서비스기업을 혁신활동에 참여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며 “전문서비스업은 산업보호가 아닌 성장의 관점에서 규제를 풀어 경쟁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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