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산업용 로봇 밀집도가 세계 최고지만 로봇 생산 기술력은 선진국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 해외경제 포커스에 게재된 ‘글로벌 로봇산업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로봇 밀집도가 한국이 531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로봇밀집도는 제조업 근로자 1만명 당 로봇 대수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2005년 171에서 10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세계 평균은 69이고 한국에 이어 싱가포르(398), 일본(305), 독일(301), 스웨덴(212) 등도 높은 밀집도를 보였다. 자동차 산업 로봇 밀집도는 자동차 강국 일본이 1,276으로 1위이고 한국이 1,218로 미국과 함께 2위를 기록했다. 독일이 1,147로 그다음이다.
다만 로봇 기술력은 선진국보다 낮았다. 미국 대비 기술격차가 한국은 4.2년이다. 일본과 유럽연합(EU)는 각각 1.4년이다. 중국은 7.1년이다.
세계 산업용 로봇 수출액 국가별 비중은 2016년 기준 일본이 39.2%로 압도적이고 독일 15.4%, 미국 4.7%에 이어 한국은 4.3%이다. 중국은 3.7%다. 세계 로봇 제조기업 상위 10곳 중 6곳이 일본기업이다. 글로벌 로봇시장은 금융위기 후 2015년까지 연평균 약 18% 성장했다.
산업용은 자동차 산업 자동화에 따라 연평균 20% 늘었고 가정·오락용 등 서비스용 로봇도 16% 증가했다. 국제로봇연맹(IFR)은 앞으로 인공지능과 결합한 로봇 수요가 늘어나며 2019년까지 연평균 13%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에 따라 의료·가정용 로봇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이 확산되면서 생산성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로봇 증가가 일자리 감소와 소득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경제포럼이 지난해 선진 7개국과 신흥 7개국 370여개 기업 최고인사담당자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2015~2020년 중 716만개 일자리가 감소하는 데 창출되는 일자리는 202만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이재원 한국은행 과장은 “로봇연관 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서 일자리 소멸 부작용을 줄이고 소득재분배 기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빌 게이츠는 2월 로봇산업 발전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로봇세를 부과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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