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짐에 따라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 출발했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원90전 내린 1,138원4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주 스페인 테러 등으로 잠시 강세였던 달러화의 흐름은 다시 약세로 기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최측근인 스티브 배넌 미국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해임하면서 미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된 영향이 컸다. 극우파로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해온 배넌 전 수석전략가가 경질됨에 따라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정책이 변화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을 용인하는 듯한 언행으로 강력한 후폭풍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를 더 떨어뜨리고 있다.
이처럼 달러가 글로벌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도 하락 출발했다. 다만 이날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시작됨에 따라 북한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다면 원달러 환율의 방향도 바뀔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미 갈등이 완연한 진정 국면에 들어섰던 만큼 일단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시장의 관심은 24~26일(현지시간)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잭슨홀 미팅’에 쏠려 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화 과잉조정 우려를 나타내면서 긴축 기조 전환 시점을 늦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ECB를 포함한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을 두고 어떤 발언이 나올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외환시장도 ‘관망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원엔 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2원75전 내린 1,041원34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주말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 약세로 엔화의 몸값이 급등한 데 대한 반동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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