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청장 직무대리였던 정대유 차장(2급)이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폭로성 글을 올린 뒤 파문이 날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자로 대기 발령된 정 전 차장은 페이스북에 ‘개발업자들은 얼마나 쳐드셔야 만족할는지? 언론, 사정기관, 심지어 시민단체라는 족속들까지 한통속으로 업자들과 놀아나니…’라는 글을 게시해 송도 개발사업을 둘러싼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정 전 차장은 송도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개발사업의 초과개발이익 정산과 환수, 개발업체 선정을 위한 협상을 진두지휘하던 인물이어서 그의 입을 통해 ‘검은 커넥션’이 드러날지 이목이 쏠린다.
정 전 차장은 17일 시의회 긴급간담회에서 “송도 개발이익 환수 부분을 공론화시키자는 차원에서 글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인천 앞바다를 메워 서울 여의도 면적의 17배에 달하는 5,300만㎡규모의 송도국제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은 2003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 매립지를 수십만∼수백만㎡씩 떼어 민간사업자에 수의계약으로 넘긴 뒤 나중에 개발이익을 정산해 인천시와 나누는 개발방식은 특혜시비와 분쟁의 꼬리를 물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송도 6·8공구 개발도 인천시와 민간사업자가 갈등을 빚는다.
인천경제청은 2007년 8월 SLC(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에 송도 6·8공구 228만㎡에 대한 독점개발권을 부여해 151층 인천타워를 포함한 업무, 상업, 주거 등이 복합된 국제도시 개발을 추진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천타워 건립이 장기간 표류하자 인천경제청은 SLC와 담판을 통해 194만㎡를 회수하고 34만㎡만 SLC에 매각하기로 2015년 1월 합의했다.
하지만 SLC가 해당 용지에서 아파트를 분양해 발생하는 내부수익률 12%를 넘는 이익에 대해 인천경제청과 절반씩 나누기로 한 약속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인천경제청은 블록별로 개발이익을 정산하자는 입장이지만, SLC는 총 7개 블록 중 지금까지 2개 블록만 분양된 상태인 만큼 모두 개발한 뒤 통합 정산하자며 맞서고 있다.
인천경제청 안팎에서는 인천경제청이 당시 SLC에 부지를 3.3㎡당 300만원에 매각했는데 현재 송도 땅값이 3.3㎡당 1,200만원이 넘는 점을 들어 땅값 차익만 최소 9,00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천경제청은 ‘151층 인천타워’가 무산된 송도 6·8공구 128만㎡를 개발하는 사업에 대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공모를 통해 올해 5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대상산업 컨소시엄은 본 협약 체결을 위해 인천경제청과 세부 사업계획을 협의하고 있다.
정 전 차장은 인천시가 송도 개발이익 정산과 환수에서 계속 어려움을 겪자 대규모 개발프로젝트의 본 협약 단계에서부터 확실한 안전장치들을 마련해 분쟁의 소지를 없애는 데 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정 전 차장은 송도 개발에 참여한 민간사업자들이 얻은 초과이익을 투명하게 환수해 시민에게 되돌려주는데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정 전 차장을 대상으로 SNS에 글을 올린 배경과 사실 여부를 조사해 진실을 규명할 방침이다.
시는 지난 18일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김진용 시 핵심시책추진단장을 인천경제청 차장에 임명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